개인에게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 삶의 흔적으로 통했던 주름이 어느 순간, 언젠가 다가오게 될 죽음을 인지하게 되는 흔적으로 다가온 것.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가시지 않았던 충격의 여운, 한 개인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곡점을 만들었던 수많은 사건 사고들의 반복이 작가에게 무거운 짐을 던져준 것인지도 모른다.
김철규 작가가 16일부터 12월 2일까지 누벨백미술관에서 개인전 ‘인체풍경-주름, 사라질 풍경들’을 선보인다.
그런데, 이번 작업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통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있다.
전시장에 발을 들인 관람자가 전시공간의 설치물과 이미지들을 통해 주름을 만나고 인지하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관람자가 주름에 대해서 더욱 극적으로 인지하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장을 비우고 채웠다.
보다 강렬한 주제의식을 드러내고자 평면 작품 외에도 입체 작품을 혼용하고 융합하면서 전체적으로 한 공간이 하나의 조형적인 이미지를 상징할 수 있도록 제시해 보이는 것이다.
전시장은 크게 ‘관람자의 인지’, ‘인물에 나타난 주름인지’, ‘주름인지 조형체와의 만남’, ‘피부주름의 인지’, ‘에스키스와 주름’, ‘주름을 인지한 관람자를 인지하다’등을 테마로 구성했다.
김철규 작가는 “죽음에 의한 충격은 인간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와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면서 “주름을 인지한다는 것은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물음을 던지며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자 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산대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군산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04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매년 작품전을 선보이고 있으며 다수의 기획전과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전북청년작가위상작가상,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우수상, 전국 온고을미술대전 최우수상, 21C새로운 도전-지명작가 공모전 우수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