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가 주는 무한한 감동
손편지가 주는 무한한 감동
  • 최재영
  • 승인 2017.11.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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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3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전주교육대학교 군산부설초등학교를 찾아 자신에게 응원의 뜻을 담은 손편지를 보낸 어린이들에게 화답했다. 김 여사의 이날 방문은 지난 5월 이 학교 전교생 457명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준 데 대한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김 여사는 “여러분이 마음을 보내줘 제가 여기에 온 것처럼, 진심을 전하면 그 마음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정성 가득한 손편지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 여사는 이어 “어린이들이, 여러분 가족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도록 대통령 할아버지와 제가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워즈워드는 ‘무지개’ 라는 시에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라고 표현했다. 어린 초등학생들이 진심을 담아 쓴 손편지는 대통령과 영부인의 심금(心琴)을 울렸다. 아이들의 순수 그대로의 행동이 온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으니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길 소망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어른들도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낸 어린아이들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최근 우편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더구나 손편지는 날이 갈수록 줄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젊은 세대들이 너무 편리함을 추구한 나머지 소셜미디어(SNS)와 모바일메신저에 너무 치중해서 손편지를 쓰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우체국에서 근무한 지 3년 정도 되는 새내기 직원이지만, 우편물을 접수하고 지역별로 구분하여 최종 배달되는 과정이 얼마나 의미 있는 과정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만큼 손편지는 접수하는 우체국 창구 직원부터 배달하는 집배원, 받는 사람에게까지 많은 울림을 주는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손편지에 대한 추억은 군복무 시절 어머니께 받았던 편지인데, 아직까지 책상 서랍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어머니 또한 어린 시절 고사리손으로 써서 드렸던 손편지를 아직까지 화장대 서랍 밑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계신다. 우연히 그 편지를 보고 말과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진한 감동을 받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마도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끝이 없는 사랑을 다시 한 번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내용은 그다지 별 것이 없지만, 손편지는 이토록 누군가에겐 소중하게 간직하는 추억과 그리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10통의 이메일보다, 100통의 모바일메시지보다, 1통의 손편지가 훨씬 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편리한 ‘디지털’ 보다 조금 느리지만 잔잔한 감동과 울림이 있는 ‘아날로그’ 가 우리 인간에게 더 적합한 것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젊은 세대들이 손편지의 가치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 손편지는 상대방에 대한 진정성 있는 ‘마음의 언어’ 이자 ‘영혼의 울림’ 이다. 정성들여 쓴 편지에는 그 사람의 마음의 향기가 듬뿍 배어 있다. 보낸 사람의 감정이 잔잔히 녹아있는 아름다운 편지는 인격을 높여주며 우리의 삶을 우아하고 풍요롭게 가꿔준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과의 어울림, 소통이 많이 줄어들어 감을 느낀다. 손편지는 물론이고 이제는 통화로 목소리를 듣기보다도 문자로 연락하는 일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훈훈한 정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풍성하게 수확하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길 원한다면, 이 천고마비의 계절에 불현 듯 머릿속을 스치는 사람에게 마음을 담아 손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전북지방우정청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전북 온고을 100만 편지쓰기’ 운동을 벌이고, 가을 프로그램인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행사를 통해 릴레이 편지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세상에 아름다운 손편지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선사하는 선물은 없다고 확신한다.

 전주우편집중국 최재영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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