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도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
동물들도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
  • 박성욱
  • 승인 2017.11.16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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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L 이야기 2)
살충제 계란, 항생제 닭고기 그리고 조류독감

올 겨울에도 기러기, 가창오리, 독수리, 논병아리, 두루미 등 겨울 철새가 북녘에서 날아올 것이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밀려오면 사람들은 따뜻한 곳을 찾는다. 추위에 몸 관리를 소홀히 하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사람이 감기에 걸리듯 철새들도 감기에 걸린다. 약한 감기도 있고 강한 감기도 있다. 저병원성이냐 고병원성이냐에 따라 예방, 치료 등이 달라진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독감은 해마다 겨울 추위보다 더 꽁꽁 전 국토를 얼어붙게 만든다. 조류독감 하면 무엇이 떠오르느냐고 말하면 대다수 학생들은 커다란 구덩이에 닭과 오리를 산 채로 묻는 살처분 장면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많은 닭과 오리는 해마다 겨울이 되면 그렇게 죽어가고 있다. 또 조류독감이나 여러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먹이에 항생제를 넣고 온갖 약품 처리를 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서 먹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바로 여기서 우리 아이들과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AI(Avian Influenza)를 AI (Aartificial intelligence)로 극복하자

프로젝트 주제를 무엇으로 정할까 고민하다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조류독감(Avian Influenza)을 주제로 연구해 보기로 했다. 일단 주제는 조류독감으로 하긴 했는데 조류독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아이들과 함께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논의해 보았으나 확 마음에 와 닿은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1학기 토론 수업 주제가 떠올랐다. 바로 인공지능 AI(Aartificial intelligence)이었다.

 

  “AI(Avian Influenza)를 AI (Aartificial intelligence)로 극복하자!”

우리 팀 스스로 ‘참 멋진 제목이다.’고 생각했다. 조류독감과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면서 조류독감은 철저한 예방이 먼저 필요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대책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염병에 대한 늦은 대처가 얼마나 큰 혼란을 만들어 내는지 메르스나 조류독감 등 사태로 알 수 있었다. 조류독감(AI)를 인공지능(AI)로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조류독감은 예방과 신속하고 정확한 초기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앱이나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조류들의 활동 및 사육에 관한 정보를 수집 처리한다. 정보를 바탕으로 조류 보호 및 조류독감에 관련된 일들을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조기 판단하여 사건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러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체험과 전문가 인터뷰를 했다. 종복원기술원에서는 위치 추척 장치, 무인 카메라 등을 활용하여 반달가슴곰에 대한 정보를 수집, 처리, 활용하여 반달가슴곰을 보호 복원하고 있었다. 구례농업기술원에서는 일반 닭 농장과는 다르게 넓고 깨끗한 공간, 좋은 먹이 주고 있었고 조류 사육 및 관리 방안에 대해 조언을 얻었다. 또한 구례농업기술원은 여러 기관들과 조류에 관한 정보를 주고 받고 있었다. 완주 로컬푸드 협동조합에서는 사육농가와 계약을 맺어 친환경적인 계란 등을 생산하고 있었다.

동물들도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

자료를 조사하다가 동물복지법을 알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이 법이 있기는 하지만 많은 개정이 필요하다. 특히 사육에 관련된 법 규정이 엄격해져야할 필요성이 있다. A4 상자 크기 만한 공간에서 평생을 쭈그리고 움직이지도 못한 채 죽을 때 까지 알을 낳고 고기로 팔려가는 현재의 닭 사육 상황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축산 선진국인 덴마크에서는 케이지식 사육을 금지하는 등 동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우리 팀은 닭에게 자연환경과 가까운 좋은 집을 지어 주기로 했다. 여기에 똑똑한 기술을 더해서 ‘똑똑한 닭장’을 만들기로 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자연 친화적인 닭장이 많이 소개되고 있었다. 그리고 학교 주변에 있는 닭 사육 농가를 찾아가서 닭장을 관찰했다. 닭은 발톱과 부리로 흙바닥을 파고 흙으로 목욕하고 흙 속 미생물과 지렁이 같은 작은 먹이를 먹는다. 따라서 닭장 바닥은 흙바닥으로 하고 뛰어 다닐 수 있도록 넓은 공간을 주어야 한다. 수집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서로 의견을 모아서 똑똑한 닭장을 설계했다. 이 설계도를 들고 전주동물원 조류 사육사를 찾아갔다. 닭은 뛰어다니기도 하지만 날개짓 하면서 날기도 하기 때문에 높게 지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닭장을 좀 더 높게 만들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똑똑한 기술을 적용해야 했다. 닭장은 채광과 환기가 중요하다. 낮에는 빛이 잘 들어오게 하고 밤에는 잠을 잘 수 있도록 빛을 차단해 주어야 한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환풍기를 돌리고 빛 센서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이 자동으로 열고 닫히게 만들었다

함께 잘 살아간다는 것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은 모두 자기에게 맞는 집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렇게 살아야 건강하다.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동물들이 병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도 병들어 가고 있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자연을 망치고 스스로를 망치고 있다. 함께 잘 살아가려면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만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자신들만의 욕심이 어떻게 이 세상을 망치고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지 말이다. 적폐청산이라는 구호가 더 크게 들리는 요즘이다. 그런데 청산해도 청산해도 인류역사상 계속되는 부패의 고리, 거기에는 고집스런 탐욕이 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하면서 공존하기. 단순한 이 몇 마디가 함께 잘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박성욱 구이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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