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시대를 연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상생의 시대를 연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7.11.1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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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2017 군산서천 행정협의회, 우 군산~서천 광역시티투어 버스

군산과 충남 서천군은 행정구역상 도명(道名)이 다르지만 백제 후손으로 한 뿌리다.

 말투도 비슷하고 알게 모르게 양 지역민간 왕래도 빈번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군산과 서천은 불편한 사이가 됐다.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조장도 한몫했지만 금강하굿둑 해수유통과 금란도 개발을 놓고 양 지역의 이해관계가 상충됐기 때문이다.

이랬던 양 지역 민선 6기 들어 선린(善隣)·우호 관계를 회복하고 있다.

군산과 서천이 간직한 풍부한 먹거리와 많은 볼거리가 연계돼 양 지역 발전을 통해 상생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 중심은 단연 '행정협의회'와 '군산~서천 광역시티투어 버스'다.

●군산·서천 행정협의회

 갈등으로 치닫던 군산과 서천이 물꼬를 튼 것은 행정 협의회다.

 양 시·군은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화합과 상생, 협력을 위한 공동발전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행정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그해 딱 한 번 열리고는 이듬해부터 중단됐다.

 그러다가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2015년 재개돼 양 지역의 화해와 협력, 상생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양측은 해마다 두 차례씩 군산과 서천을 오가며 협의회를 통해 실질적인 공동의 이익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 유료시설 상호감면, 한국지엠 차량구매 홍보협조, 실뱀장어 안강망 공동조업 수역 지정, 사회복지 역량 강화, 서남해안 갯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지역 생산품 교차 홍보라는 합작품을 만들었다.

 유료시설은 군산의 승화원·근대역사박물관·금강철새조망대·선유스카이 SUN라인, 서천군의 국립생태원·국립해양생물자원관·마량리 동백나무숲 및 성경전래지 기념관 등이다.

특히, 이들 시설 상호감면 추진은 오랜 이웃 지방자치단체 간 공동 생활권이 조성됨으로써 금강 하류 지역공동체 형성에 한발 더 나아갔다는 데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지난해는 종목별 동호인 친선경기 격년제 운용, 복지 재정효율화를 위한 상생 협력 체계 구축, 금강하구 국토청결운동 전개, 농작물 병해충 예찰·방제 및 기술 보급 업무 유공 체계 구축, 평생학습축제 상호교류 참가, 기업인 협의회 교류, 노인복지관 교류, 가축 전염병 상시 차단 방역 체계 구축을 위한 거점 소독시설 설치 운영이라는 굵직하면서 내실있는 성과를 거뒀다.

2015년에는 동백대교 명칭 확정, 양 지역 간 협력·상생·공동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문 채택, 철새축제 공동 개최, 자전거 대행진 교환 행사라는 기념비를 썼다.

특히, "양 지역이 서로 협력해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열어 서해안시대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거점지역으로 도약하기 위한 상생 발전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 발표는 감동 그 자체였다.

군산과 서천이 가깝고도 먼 어색한 이웃이 아닌 진정한 동일문화권 내 동질감을 느끼며 상호 동반 발전에 초석을 깔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 군산~서천 광역시티투어 버스

 군산과 서천군이 개발한 윈윈 관광 상품으로 대변된다.

버스를 타고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옛 세관·옛 조선은행·부잔교 ·진포해양테마공원,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국립생태원·한산모시관을 둘러보는 투어다.

 매주 토요일 한 차례 운영되는 데 이용객이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3천여명에 달할 만큼 인기가 높다.

군산의 근대역사와 문화, 서천군의 자연이 살아 숨을 쉬는 생태 현장들을 짧은 시간에 둘러볼 수 있어 수학여행이나 현장학습으로 각광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산과 서천 외 타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아 여행상품으로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에 연면적 4천248㎡ 규모로 군산항 개항 당시 건설됐던 내항의 부잔교, 인력거차방, 영명학교 등 1930년대 군산에 실존했던 건물 11채가 복원돼 눈길을 끈다

 '옛 세관'은 전라북도 기념물 87호로, 1908년 순종 2년에 지어졌다. 현존하는 서울역과 한국은행 본점과 유일하게 건축양식이 똑같아 건축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

'옛 조선은행'은 1923년 일본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석공들이 완성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근대 건축물이다.

'부잔교'는 밀물 때 다리가 수면에 떠오르고 썰물 때 수면만큼 내려가는 수위에 따라 다리의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일제 강점기에 설치된 선박의 접안시설물이다.

'진포해양테마공원'은 내항에 소재한 세계 최초의 함포해전으로 기록된 진포대첩의 역사적 현장이다. 대한민국 해군함선 등 육해공군의 퇴역 군장비(13종 16대) 등을 전시한 테마공원이다.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해양생물 다양성과 미래해양산업, 해양주제영상, 4D영상 등 기획 전시를 하고 있다.

이곳의 상징격인 시드 뱅크(Seed Bank·종자은행)에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액침표본 5천200여 점이 전시됐다. 장항송림 해안으로 황금빛 물결을 일렁이는 노을이 일품이다.

'서천 국립생태원'은 4천500여종의 동·식물 서식처다. 기후대별 어류, 파충류, 양서류, 조류 등 2천400여종의 동식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국내 최고의 고품격 생태 연구·전시·교육 공간이다.

'서천 한산모시관'은 모시의 역사를 전해 주는 고증 서적과 베틀, 모시길쌈 도구, 모시 제품 등이 전시됐고 모시째기, 모시삼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 공정이 재연되고 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현재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인 동백대교가 개통되면 양 지역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군산과 서천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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