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주요 시설물 내진보강, 예산과 인력 부족
전북 주요 시설물 내진보강, 예산과 인력 부족
  • 설정욱 기자, 김혜지 기자
  • 승인 2017.11.1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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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공공기관과 학교시설 등 주요 시설물의 내진보강 사업이 예산,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전국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21번 감지되는 등 갈수록 지진 피해 및 공포감이 커지면서 도민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와 전북교육청 등 공공기관들은 지진 발생 때마다 예방에 나서겠다고 말만 되풀이할 뿐 정작 예산 확보는 크게 미치지 못해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도는 지난해 9월 12일 규모 5.8의 경주 지진을 계기로 전북도 차원의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1억여 원을 투입해 ‘전라북도 지진환경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지진 예방 예산도 2016년 14억 3천200만 원에서 올해 98억 원으로 대폭 올렸지만 내진대상 시설물을 보강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내진성능평가를 우선 거쳐야돼 정작 내진보강사업은 미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내진평가는 206건에 달하지만 내진보강은 14건에 불과, 도내 내진설계율이 60%를 채 넘기지 못했다.

도는 올 초 건축법 개정에 따라 기존 3층 또는 300㎡의 공공건축물에서 2층 또는 200㎡ 이상 민간 건축물까지 내진설계를 하도록 강화됨에 따라 내진율 문제가 불거졌다는 입장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건축법 개정에 따라 내진사업 기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020년까지 내진확보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열악한 지방 재정력으로는 국비의 협조 없이는 관련 사업의 속도 내기가 어려운 만큼 지원이 절실한 입장이다”고 말했다.

학교시설물은 더 큰 문제다.

전북도교육청이 파악한 현재 도내에서 내진 보강이 필요한 학교 건물은 전체 2천490동에 달한다.

이 가운데 초등학교(병설유치원 포함)가 1천228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549곳, 고등학교 680곳, 특수학교 33곳이 내진 설계 대상 학교로 파악됐다.

하지만 올해 내진 보강 예산은 130억이 편성돼 도교육청 전체 예산의 1%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현재 유치원 2곳, 초등학교 30곳, 중학교 9곳, 고등학교 3곳, 특수학교 2곳 총 46곳을 대상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는 38억 예산이 편성됐으며 15곳에 대해 내진 설계 작업을 마쳤다. 올해까지 작업을 마치게 되면 전체 내진 보강 학교 중에서 고작 18%에 불과한 학교만 해결된다.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예산을 150억 이상으로 점차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1곳당 평균 2~3억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해에 최대 50곳을 대상으로만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

또한 도내 내진 보강 업체가 총 10곳, 전문 구조 기술사는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작업 진행 속도는 계속해서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타지역 업체를 섭외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1건물 설계만 4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고 건물마다 상황이 달라 작업 기간을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예산뿐만 아니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작업을 빨리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는 2020년까지 학교 시설 내진 보강 비율을 19%까지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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