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정신과 전통, 할리스코의 ‘차레리아’와 ‘데낄라’
멕시코의 정신과 전통, 할리스코의 ‘차레리아’와 ‘데낄라’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11.1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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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을 전북 보고로 만들자 <9>
멕시코 할리스코 주의 아마티탄(Amatitan)에서 전승되고 있는 '차레리아'
 멕시코 할리스코(Jalisco) 주는 전통문화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지역이다. 세계적으로 멕시코를 알린 마리아치(mariachi) 악대, 데킬라(tequila) 술, 섬세한 승마기술을 보여주는 차레리아(charreria) 등이 모두 이 지역에서 탄생된 문화인 것. 이들 전통문화는 멕시코의 정신과 전통을 잇는 대표적인 아이콘들로 이름을 알리고 있으니, 가장 멕시코 답다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지역이 바로 할리스코다. 여기에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리적 이점과 일년 내내 온화한 기후와 날씨를 자랑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편집자주> 

 ‘차레리아, 멕시코의 마상전통(Charreria, equestrian tradition in Mexico)’은 지난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차레리아는 말을 타고 밧줄로 묘기를 부리는 멕시코식 로데오 경기다. 섬세한 승마 기술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관중 앞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종류의 차레리아를 ‘차레아다(Charreada)’라고 부른다.

 차레리아는 본래 저마다 서로 다른 농장에서 가축을 돌보는 카우보이들이 보다 원만하게 관계를 갖고자 만들어진 전통적인 풍습이라고 전해진다.

 그 후 관련 기술이 가족 내에서 세대를 거듭하면서 젊은 세대로 전수돼 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특수 목적으로 설립된 차레리아 협회와 학교들이 설립돼 차레리아 전통을 지속적으로 전승하고 있다.

 차레리아 시합에 출전할 수준으로 선수를 훈련시키는 등 하나의 스포츠로서 여겨지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바로 이 차레리아가 대물림되고 있는 여러 지역 중에서 기자가 찾은 곳은 멕시코 할리스코 주의 아마티탄(Amatitan)이다.

 마침, 이 날은 마을 청년들이 모여 차레리아를 즐기는 날이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예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눈에 띠었다.

▲ 멕시코 할리스코 주의 아마티탄(Amatitan)에서 열린 차레리아 축제에 앞서 미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오전 10시 마을 중심가에 있는 성당에서 이뤄지는 미사로 축제는 시작됐다.

 이날의 미사를 집전한 신부는 “우리는 멕시칸 사람이고, 용감한 사람이다.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릴 수 있고,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마을의 구성원들이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강조했다.

 이어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가죽으로 꾸며진 전통 의상을 입은 차로(charro, 남자)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숄을 두른 차라(charra, 여자) 복장을 한 50여 명의 사람들은 신부의 축복을 받으며 그렇게 말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마을 골목골목을 행진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응원을 받으면서, 마을 공용 경기장으로 향했다.

 이내 경기장에 모인 차로들은 야생 황소 꼬리잡기를 시작으로 여러 세대를 거쳐 전승된 9가지의 기예를 차례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차레리아는 스페인 문화와 원주민의 문화가 융합된 사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전통문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전해져 내려온 승마기술은 물론, 이러한 기예를 뽐내기 위해 필요한 복장 등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데도 지역 장인들의 솜씨와 지역 특산품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다는 점도 배울점 중의 하나였다.

 차레리아의 연행이 지속되고 커질수록 고유한 수공예 작품을 생산하고 있는 장인들 또한 동반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형유산의 소중한 가치를 전하고도 남았다.

▲ 지난 2006년 데낄라 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마티탄의 마을을 알리는 표식
 아마티탄에서는 차레리아 외에도 중요한 문화유산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끝없이 펼쳐진 푸른 아가베(agave, 용설란) 들판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는 것. 푸른 아가베는 16세기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데킬라 술의 원료로 쓰여지고 있다. 이를 재배하는 것은 멕시코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과 같은 문화로 자리하고 있는데, 8년을 키워야 술을 만들 수 있는 재료로 쓰일 수 있단다.

 특히 아마티탄 지역의 ‘아가베 재배지 경관과 데킬라 생산’은 지난 2006년 데킬라 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아마티탄에서는 17세기 말부터 발전해 18세기 말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데킬라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현재 15개소 정도의 데킬라 공장이 성업중이다.

 데킬라는 야생에서 길러진 아가베의 밑동 ‘피냐(pina)’를 발효하고 증류해 만든다. 밭에서 수확한 피냐는 거대한 화덕으로 옮겨져 차곡차곡 쌓아 130도로 하루 동안 삶고난 다음에 닷새를 발효시킨다. 다 식은 피냐를 꺼내 맛을 보면 아주 달콤하다.

데킬라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호세 사울 페레즈 오캄포씨는 “유일하게 멕시코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술이고, 데킬라를 통해 멕시코가 많이 알려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데킬라 한 잔 마실 때마다 이 술 한 방울을 채취하기 위해 바친 모든 사람들의 땀방울과 노력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데킬라는 곧 멕시코인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전통문화 중 하나인 것이다. 데킬라는 특히 12월과 1월에 국내 소비가 많은 편이지만, 매일같이 이 술과 음악, 춤을 즐긴다. 멕시코 사람들은 누구를 만나든 때를 가리지 않고 이렇게 안부를 묻곤 한다.“데킬라 한잔 할래?”

 멕시코 할리스코주 아마티탄=김미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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