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국립공원 지정 47주년을 맞아
내장산국립공원 지정 47주년을 맞아
  • 김용무
  • 승인 2017.11.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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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장산’하면 최고의 단풍명소로 손꼽힌다.

 그 어느해보다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었던 가장 바쁜 단풍철의 막바지이다. 이런 가을의 멋을 한껏 보여준 이유 때문일까? 다가오는 17일이 내장산 탄생 47년째날이다.

 1967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2016년 태백산까지 총 22개의 국립공원이 지정·관리되고 있다, 이중 내장산국립공원은 1971년 11월 17일 8번째로 지정되었다.

비록 국립공원 지정은 첫 지정된 지리산보다 4년 늦게 8번째로 지정되었지만 내장산에는 국립공원 중 최초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이다. 국립공원 최초로 조성된 원적골 자연관찰로(1992년)를 시작으로 탐방안내소 개소(1998년), 네이처센터 개소(2013년), 내장산 단풍생태공원 조성(2015년) 등이 모두 최초의 역사이다.

이렇게 최초로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장산이 식물분포상 자생할 수 있는 북방한계선에 위치하여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3천447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공원 지정 면적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높은 자연생태계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또한 산 안에 감춰진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내장산은 천년고찰 내장사를 비롯 조선왕조실록 보존터(용굴암, 은적암, 비래암) 등 다양한 문화자원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전기에 전국 4대 사고(춘추관, 충주, 성주, 전주)에 보관되어 있었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인해 전주사고에 보관하던 실록만 남고 모두 멸실되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역사를 지켜내기 위해 전주사고의 실록(1대 태종부터 13대 명종까지 기록, 실록 260책 805권 60궤)을 정읍의 선비 안의와 손홍록이 주도적으로 내장산의 금선계곡에 위치한 용굴암, 은적암, 비래암으로 안전하게 옮겨 약 1년간 지켜냈다.

내장산이 최초로 지켜낸 실록은 이후 국보 제151호(1973년) 지정 및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1997년)된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다.

실록이 보관되었던 내장산의 ‘조선왕조실록 보존터’는 오랜 기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금선계곡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2012년부터 지자체, 학계 등과 공동 발굴을 통해 실체가 확인되어 2015년 ‘조선왕조실록 보존터’가 전라북도기념물(제130호)로 지정되었다. 내장산국립공원에서는 기록문화 수호 장소인 실록 보존터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다양한 노력을 이끌어오고 있다.

 올해초 조선왕조실록 전문가 학술자문회의를 시작으로 실록 보존터 접근성 개선을 위한 탐방로 정비와‘실록길’을 조성 하였으며 VR(가상현실) 시스템 구축, 이안 행렬 재현, 보존터 주제로 미래세대 그림대회, 지역문화행사 참여, 사진 전시회 등 실록 보존터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과 문화체험 행사를 추진하였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내장산으로 안전하게 옮겨졌던 상황을 재현하는 행사도 최초로 시도하여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행사로 기억이 된다. 실록이 이안되었던 전주사고에서부터 내장산까지의 전 구간에 걸쳐 행렬이 이어졌다면 더욱더 큰 의미로 남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처음 시작한 만큼 아쉬움은 떨쳐버리고 그 간의 역사에 새로운 역사로 더해져 ‘조선왕조실록 보존터’가 국민 모두가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거듭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7년은 국립공원 지정 50주년, 내장산국립공원 지정 47주년으로 매우 뜻 깊은 해이다.

 국립공원 50년이란 역사속에서 멈추지 않고 향후 100년, 200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내장산의 숨겨진 무궁무진한 보물들을 하나씩 찾아 빛나고 가치 있게 만들어 세상에 알리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열린 혁신을 통해 지역사회와 주민, 탐방객과 협력하고 연계하여 더욱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발전시켜 나가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 과거·현재·미래가 하나 되어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내장산국립공원이 항상 최초이자 최상의 가치로 남길 기대해본다.
 

 김용무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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