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이슈, 대한방직 전주공장 활용방안
뜨거운 이슈, 대한방직 전주공장 활용방안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7.11.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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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속 오지 대한방직 전주공장=대한방직 전주공장부지가 자리 잡고 있는 전주 효자4동은 인구 7만6000명으로 전주의 행정구역상 단일 동으로 최대 인구 밀집지역이다.

맞은편에는 현대아이파크과 우미린, 호반아파트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으며 전북지역 최대 중심상권인 서부신시가지의 핵심요지에 자리 잡고 있다.

삼천천변에 입지한 조건도 전주공장부지의 용도지역상향을 통한 주거지역의 개발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

1974년 공장이 가동될 때만 해도 가장 변두리지역이었지만 지난 2002년부터 전북도청 이전을 위해 서부신시가지 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요충지로 떠오른 것이다.

전주공장 부지의 개발가능성과 필요성은 이미 전북도청 부지가 결정된 시점부터 예견돼 왔지만 당시 천문학적으로 예상되는 이전비용과 공장 이전부지 조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아 지구단위 계획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도시경관을 해침은 물론 신시가지의 공간이용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등 많은 문제점이 지금까지 거론되고 있다.

 ▲개발초기부터 활용필요성 제기=서부신시가지 개발 초기 때부터 이곳을 삼성물산이 매입한다는 등 각종 루머들이 떠돌았으며 지난 2015년 대한방직이 자율공시를 통해 이 부지를 매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개발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대한방직이 선정한 우선 협상자의 개발계획이 전주시의 구상과 맞지 않아 끝내 매각협상은 무산됐다.

우선협상자의 모기업과 차순위 협상자가 건설회사였기 때문에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가 건설돼 난개발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 인허가 권한을 가진 전주시가 아파트 및 상업 건물은 안된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해오면서 인허가에 부담을 느낀 두 건설사 모두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주시의 입장에서도 공장용지로 분류된 전주공장 부지를 상업지구나 2종 주거시설 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줄 경우 막대한 특혜시비에 휘말릴 것이라는 부담도 협상결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매각협상 무산으로 활용방안은 수면 아래로 잠겼으며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는 도심 속 외딴 섬으로 영원히 방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전부공장 부지를 개발전문회사인 ㈜자광이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를 또 다시 뜨겁게 달구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광의 모회사인 자광건설의 연 매출이 538억 원에 불과한데 과연 수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자광이 발표한 143층의 초고층 타워 건설계획은 허황된 것이며 개발사업 추진은 물론 최종적인 잔금납부도 어려운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이미 자광이 계약금인 198억 원을 납부하고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10월까지 잔금을 납부 못할 경우 계약금은 무효화될 게 뻔한데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도 없이 선뜻 계약에 나섰겠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광건설의 매출액은 몇 백억 원에 불과하지만 부동산 전문 개발 법인이 여러 개 있으며 경기도 용인에서 포스코 건설과 롯데 등 초대형 건설사들과 함께 6000세대 아파트 건설과 초고층 타워도 건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드러난 것보다는 자금력이 큰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

대한방직 전주공장 인수를 위해 전문 개발 법인을 설립하고 전주로 소재지를 이전하는 등 발 빠르고 구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추진의 진정성도 커지고 있다.

 ▲복합용도개발 가능할까?=자광은 전주공장부지를 인수하고 이곳을 복합용도 개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복합용도개발(MXD=Mixed Use Development)은 전주시 의회 이미숙 의원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알려져 왔으며 이미숙 의원은 ‘전주시 서부신시가지내 대한방직 부지를 중심으로 한 도심활성화를 위한 공장이전적지의 효율적 활용방안’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연구를 통해 이곳이 복합용도로 개발돼야 한다고 전주시 위회에서 5분발언했다.

해외 선진국들의 성공적 도시계획 사례를 살펴보면 MXD가 종종 등장한다.

‘하이브리드’ 개념을 도입, 토지를 혼합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미이며 도시 내의 주거, 업무, 상업, 교통망, 녹지 등이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개발되는 것이 MXD의 목표다.

MXD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독립적 수익성을 지니는 세 가지 이상의 용도가 수용되고, 상호 편리한 동선체계로 연결되며, 개발 주체의 일관성 있는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해외에서는 일본 도쿄의 ‘롯폰기 힐스’를 비롯해 미국 뉴욕의 ‘배터리 파크 시티’,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독일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리츠’ 등이 대표적인 MXD 방식 사례에 해당된다.

특히 롯폰기 힐스의 경우 구역 전체의 동선이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고, 호텔·미술관·모리정원 등 수요층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있어 지난 2003년 개장 이후 15년도 안 돼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비록 MXD는 ‘신도시’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조성만 된다면 천년 고도 못지않은 관광상품으로도 발돋움할 수 있다는 점을 바로 이 롯폰기 힐스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로 눈을 돌려보면 인천 송도, 부산 해운대 등지가 이러한 MXD 방식이 적용된 도시라 할 수 있다.

MXD 방식이 최근 들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편의성 극대화’에 따른 수요층의 호응이 높기 때문이다.

MXD 방식이 도입된 도시 및 지역은 수요층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이 한 곳이 집약돼 있다 보니 실거주에 엄청난 강점을 지니게 된다.

다양한 기반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그야말로 ‘원스톱(One Stop)’ 생활이 보장되는 것이며 MXD를 통해 구도심 일대의 공동화를 방지하고, 부족한 개발용지를 커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매력적인 개발 방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주시의 입장과 개발정책에 맞지 않을 경우 복합개발은 물론 사업추진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주시의 입장과 절충된 타협점을 찾아가는 게 가장 급선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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