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패러디는 사회를 바꾼다
적절한 패러디는 사회를 바꾼다
  • 김판용
  • 승인 2017.11.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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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한 개그맨의 국회의원 패러디를 불쾌하게 여긴 국회의원이 그를 고소해 논란이 되었다. 이들은 미디어를 통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고, 여기에 누리꾼들도 가세하여 한동안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이슈가 되었다. 패러디는 그 특성상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제재 수단이 되는 동시에 삭막한 현대인들의 삶에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패러디의 역기능이 있기에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패러디의 대상과 목적이 또렷해야 한다. 패러디를 지켜보는 이들은 패러디를 겉으로 어떻게 표현했는가보다는 그가 이 패러디 속에 품고자 했던 뜻이 무엇인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마찬가지로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 본인은 남이 자신을 풍자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무조건 거부하고 반발하려 들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참뜻을 파악해야 한다.

  둘째, 패러디는 다수의 의견이 표출되어야 한다. 다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패러디는 단순히 비난으로밖에 그치지 않는다. 패러디는 지켜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단지 소수의 의견을 내세워 풍자하면, 다수의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고 외면당하게 된다.

  셋째, 패러디는 사실이 근거가 되어야 한다. 패러디는 미디어의 영향을 받아 눈덩이 불 듯 과장되고 커져 본래와 사뭇 다른 내용이 되어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를 통해 패러디를 접한 사람들은 패러디가 전체의 의견인 줄로 착각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패러디는 어떤 사실에 웃음을 덧붙인 것이지 허풍과 과장으로 감싼 것이 아니다.

  패러디는 웃음으로 내보이는 날카로운 칼과 같다. 적절한 곳에 칼을 놀린다면 이는 강한 제재 수단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편히 의견을 표현할 수 없던 현대인들이 자신의 생각을 분출하는 통로가 된다. 따라서 패러디를 하는 사람은 사실과 다수의 의견을 바탕으로 표현해야 하며, 이를 즐기는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비꼼이나 익살스러움에 반응하기 보다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참뜻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패러디는 단순한 표현수단을 넘어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금구중1년 김미현

 

 <강평>  패러디의 사회적 기능을 다룬 글이다. 패러디의 순기능을 위한 조건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학생의 글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아주 논리적인 다루고 있다. 그리고 문장도 아주 깔끔하고, 간결하다. 어휘의 적확성도 돋보인다. 아주 수준급의 글이다.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가치중립적인 주제를 택해서 써보면 좋을 것이다.

 김판용(금구초중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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