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지난 199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멕시코의 고고학 유적지인 엘 따힌(El Tajin)으로부터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6일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19일, 이곳 토토낙 원주민들은 센터에서부터 따힌까지 걸어가는 전통의식을 치른다. 토토낙 원주민들은 조상들로부터 대대손손 물려받은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수호하고 지키며 후세대에게 가르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토토낙 원주민을 비롯해 여러 기관과 사회단체 대표들이 수차례에 걸친 실무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교육 기관의 명칭과 목표를 결정하고 운영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이들의 활동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곳의 운영비는 전액 100% 국비로 충당된다.
우선, ‘원주민예술센터’를 둘러보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조부모의 집(Casa de los Abuelos)’을 방문해 예의를 갖추는 일이다. 예술센터에 발을 들인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이들 어른을 찾아뵈야 한다. 네 명의 어른은 먼 길을 찾아온 이방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들은 “젊은이들이 가치가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바로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면서 “원주민예술센터의 활동을 가치있게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각각의 집에서는 토토낙 사람들의 다양한 사회와 전통, 예술과 관련된 가치관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우주론(세계관)에서 부터 언어, 춤, 도자기, 직물, 그림, 목공예, 전통 의식, 전통 치료까지 이들이 전수하고 있는 그 내용은 다양하다.
호세 가르시아 발렌시아씨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전통 치료 지식을 전수하고 있는 마스터다. 그는 “몸과 영혼의 밸런스를 맞추게 되면 고의적으로 만들어진 병, 자연적인 병, 초자연적인 병까지 극복할 수 있다”면서 “전통치료사가 되고자 한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호세 데 헤소스 가르시아 바우디스타씨가 운영하고 있는 땅(Tierra)을 주제로 한 집에는 리사이클링에 대한 중요한 가치를 전수하고 있었다. 폐기물을 활용해 만든 비누와 여러가지 물건, 그리고 친환경적인 지붕의 방수작업까지 대대손손 내려오고 있는 토토낙식 문화를 마주할 수 있다.
도자기를 빚는 아마다 심부론 뻬데스씨는 “오지 중 오지에 살았던 토토낙의 여인들은 도시까지 나와 물건을 살 수가 없다보니 스스로 그릇을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흙으로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고, 자기 자신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찾은‘토토낙 전통부엌(Casa de la Cocina Tradicional Totonaca)’에서는 눈이 맑아지고, 속이 편해지는 귀한 전통차와 음식을 대접받으며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성을 깨우쳤다.
각각의 집들이 전수하고 있는 지식은 하나의 길로 통했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 자연환경의 훼손을 막는 일, 세상의 기원인 땅이 오염되지 않게 지키는 일이다. 사람이란 본디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존재로, 이는 세상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하는 토토낙 사람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의식이 자신들처럼 깨어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 이들이 진심으로 물려주고자 했던 지식은 단편적인 기술이나 예술이 아닌 것이다.
멕시코 베라크루스 파판틀라=김미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