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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을 전북 보고로 만들자
인디언 원주민 공동체의 목소리…‘토토낙’의 사람들[무형유산을 전북 보고로 만들자] <6>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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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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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낙 원주민예술센터는 총 16개의 집으로 구성돼 아즈텍 문명이 대륙을 지배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멕시코 베라크루스(Veracruz)주(州)의 파판틀라(Papantla)를 찾아가는 여정은 멀고도 험했다. 멕시코 시티에서 늦은 밤 11시를 훌쩍 넘기고 나서야 출발한 버스는 다음날 새벽 6시가 넘어서야 파판틀라에 도착했다. 밤새 뒤척이면서 창밖을 내다봐도 칠흑같은 어둠 뿐. 지구 반대편에서 길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앞설 무렵에 그들의 따뜻한 품에 안겼다. “조상들의 별이 당신을 우리에게 인도했다.” 지친 이방인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 한 마디가 가슴을 울렸다. 아스텍 문명이 대륙을 지배하기 훨씬 이전부터 자신들의 문명을 지키며 살아온 토토낙(Totonac) 사람들을 만난 것이다. 식민지 시대를 거쳐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뿌리를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후손들의 눈은 빛났다. 이들의 삶 그 자체가, 바로 멕시코 문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편집자주> 
 
   
▲ 토토낙 원주민예술센터를 둘러보기 위해 꼭 거쳐야하는 관문인 조부모의집에서 열리는 환담의 시간
  멕시코 베라크루즈에 있는 ‘토토낙 원주민예술센터’는 원주민들이 지닌 전통적인 가르침에서부터 예술, 가치, 문화 등을 전승하기 위해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이 곳은 지난 199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멕시코의 고고학 유적지인 엘 따힌(El Tajin)으로부터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6일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19일, 이곳 토토낙 원주민들은 센터에서부터 따힌까지 걸어가는 전통의식을 치른다. 토토낙 원주민들은 조상들로부터 대대손손 물려받은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수호하고 지키며 후세대에게 가르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토토낙 전통방식으로 직물을 짜는 집에서 실을 뽑는 과정을 시연해보이고 있다.
  ‘원주민예술센터’는 토토낙 사람들의 오랜 염원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들은 일찍부터 자신들이 수호하고 있는 전통문화의 가치를 알리고자 했고,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지역개발의 일환으로 문화와 예술이 확대되기를 바랐다.

 이에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토토낙 원주민을 비롯해 여러 기관과 사회단체 대표들이 수차례에 걸친 실무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새로운 교육 기관의 명칭과 목표를 결정하고 운영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이들의 활동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곳의 운영비는 전액 100% 국비로 충당된다.
 
   
▲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을 지닌 마스터 아마다 심부론 뻬데스씨가 세상의 기원에서부터 인류의 죽음까지를 표현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주민 예술센터’는 각각의 집(Casa)로 구성돼 있다. 총 16개의 집에서는 각자의 지식을 지닌 마스터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기예를 도제 방식으로 전한다. 전통적인 토토낙 사람들의 정착촌을 재현하고 있는 모습인 것.

우선, ‘원주민예술센터’를 둘러보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조부모의 집(Casa de los Abuelos)’을 방문해 예의를 갖추는 일이다. 예술센터에 발을 들인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이들 어른을 찾아뵈야 한다. 네 명의 어른은 먼 길을 찾아온 이방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들은 “젊은이들이 가치가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바로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면서 “원주민예술센터의 활동을 가치있게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각각의 집에서는 토토낙 사람들의 다양한 사회와 전통, 예술과 관련된 가치관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우주론(세계관)에서 부터 언어, 춤, 도자기, 직물, 그림, 목공예, 전통 의식, 전통 치료까지 이들이 전수하고 있는 그 내용은 다양하다.

 호세 가르시아 발렌시아씨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전통 치료 지식을 전수하고 있는 마스터다. 그는 “몸과 영혼의 밸런스를 맞추게 되면 고의적으로 만들어진 병, 자연적인 병, 초자연적인 병까지 극복할 수 있다”면서 “전통치료사가 되고자 한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가구를 만드는 로무엘도 가르시아 데루나씨는 “우리가 가구나 목공예 기술을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 모든 작업이 우리 조상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일이다”며 “남은 자투리 나무조각으로 장난감을 만들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고 소개했다.

 호세 데 헤소스 가르시아 바우디스타씨가 운영하고 있는 땅(Tierra)을 주제로 한 집에는 리사이클링에 대한 중요한 가치를 전수하고 있었다. 폐기물을 활용해 만든 비누와 여러가지 물건, 그리고 친환경적인 지붕의 방수작업까지 대대손손 내려오고 있는 토토낙식 문화를 마주할 수 있다.

 도자기를 빚는 아마다 심부론 뻬데스씨는 “오지 중 오지에 살았던 토토낙의 여인들은 도시까지 나와 물건을 살 수가 없다보니 스스로 그릇을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흙으로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고, 자기 자신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찾은‘토토낙 전통부엌(Casa de la Cocina Tradicional Totonaca)’에서는 눈이 맑아지고, 속이 편해지는 귀한 전통차와 음식을 대접받으며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성을 깨우쳤다.

 각각의 집들이 전수하고 있는 지식은 하나의 길로 통했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 자연환경의 훼손을 막는 일, 세상의 기원인 땅이 오염되지 않게 지키는 일이다. 사람이란 본디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존재로, 이는 세상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하는 토토낙 사람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의식이 자신들처럼 깨어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 이들이 진심으로 물려주고자 했던 지식은 단편적인 기술이나 예술이 아닌 것이다.

 멕시코 베라크루스 파판틀라=김미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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