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진 국감, 깊이와 날카로움 떨어져
무뎌진 국감, 깊이와 날카로움 떨어져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7.10.2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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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준비한 자료를 읽는 ‘리딩 국감’, 질문도 단골메뉴가 대부분
전북도 국회 국정감사가 질의의 깊이와 폭에서 날카로움이 떨어져 총체적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자료를 읽는데 그쳐 ‘리딩(reading) 국감’이라는 말도 나온다.

240여 건의 자료요구에 전북도는 업무 과부하가 걸렸지만 정작 국감장에선 매년 반복되는 이슈나 타 지자체 국감 때도 제기되는 단골메뉴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국감은 시작부터 새만금과 잼버리 준비 현황과 계획에 질의가 집중됐다.

전북도 최대 현안 사업이자 수십 년째 터덕이는 새만금 개발 카드만 만지작거리거나 잼버리 성공 개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뜬구름 잡기식 발언이 줄을 이었다.

한정된 시간에 일부 의원들은 송하진 지사 답변을 듣는 대신 본인 주장에만 집중했다.

현재 잼버리 특별법이 국회 상정돼 있지만 특별법 통과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무성의함도 보였다.

전북도 발전을 위해 과감한 지적과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의정 활동 성과만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또한 지역 현안에 정부 관심만 촉구하는 모습을 보여 국감 현장이 아닌 서로의 협조를 약속하는 정책협의회에 가까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피감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대안제시라는 본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국감 시스템 재정비와 현실 가능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정작 도민들이 관심을 갖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문제 등 주요 쟁점 언급은 특별한 알맹이 없이 지나갔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군산조선소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전북이 정부에 정책건의 했지만 조선소 측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는 발언이 전부였다.

공식 질의가 끝나고 추가 질의 시간에서도 ‘새만금·잼버리’가 주된 내용이었다. 소방직 증원과 투어패스 개선, 전통시장 무방비 등 사안은 짧게 설명하는데 그쳤다.

감사반장 진선미 의원은 계획된 2시간이 지난 오후 12시 30분 서둘러 국감을 마무리 지었다. 전북도 관계자는 “행정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친 질문은 전혀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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