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주공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 힘 모을 때
현대차 전주공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 힘 모을 때
  • 완주=배종갑 기자
  • 승인 2017.10.23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전주공장 새 노조 집행부에 바란다 <2>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지난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로부터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시내버스 500대 수출계약을 따냈다. 어지간한 중소기업 1년 매출을 웃도는 780억원 규모 초대형 계약이었다.

그러나 기쁨에 들뜬 것도 잠시였다. 노조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납기 안에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 생산라인 시간당 생산 대수(UPH) 상향조정을 통해 생산량을 30% 증량해야만 했는데, 노조가 이를 가로막고 나섰다.

근로조건 변경 시 노조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이 회사 단체협약에 근거한 것이었다. 노조는 이를 이용해 각종 협의안건 발생 때마다 다른 요구 사항들을 슬며시 끼워넣어 관철시키려 드는 관행을 이어왔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같은 행태를 반복했다.

앞 공정까지 치고 올라가 선(先) 작업을 하는 이른바 ‘올려치기’를 하다가 산재사고를 일으켜 회사로부터 징계받은 조합원의 징계 철회 등이 노조가 내건 요구조건이었다. 생산량 증량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인데다가 부당한 경영권 침해여서 회사는 단호히 거부했지만, 노조는 생산량 증량이 급한 회사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결국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이로 인해 몇 개월이나 되는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납기가 급한 투르크메니스탄 버스 생산에 집중하느라 국내 시내버스업체 주문 계약을 한동안 정상적으로 받지 못해 막대한 매출 손실까지 감수해야만 했다.

이 같은 잘못된 노조 관행과 관련해 현대자동차 노조 창립을 주도하고 2대 노조위원장까지 지낸 노동운동가 이상범 씨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과를 나누는 것에는 노사 간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해도 전체 몫을 키우는 문제, 즉 생산성과 품질, 원가 면에서는 노조도 협력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북지역 경제계는 새 노조 집행부 때부터는 노사 관계가 새롭게 변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초대형 수출계약을 따내고도 지금처럼 생산량 증량을 놓고 몇 개월씩 노사가 대립하느라 제대로 대응을 못 한다면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살아남을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근로조건 같은 노조 본연의 역할에 대해서는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더라도 일자리 문제와 직결되는 생산성과 품질 등 문제에 대해선 충분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노조가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승용사업 부문에 비해 글로벌 판매순위와 수출국 수, 수출비중 등 전 부문에서 크게 뒤처져 있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상용사업 부문이 중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노사가 서로 힘을 합쳐 생산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림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완주=배종갑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