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물그릇을 지키기 위한 노력
우리의 물그릇을 지키기 위한 노력
  • 김현수
  • 승인 2017.10.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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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에 비해서 원시인의 삶은 매우 단순했을 것이란 사실은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항상 생존을 위해 분투해야 했던 원시인들의 삶은 아주 단순한 의식주의 확보에 집중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먹고 마시는 일은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일이며, 특히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사람이 하루에 마셔야 할 물의 양은 발표하는 매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2~3리터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아마도 원시인들이 하루에 소비하는 물의 양은 2~3리터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농경생활이 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기원전 1만년에 전세계 인구가 백만에서 천만 정도에 불과했을 것으로 생각되니, 이들이 하루에 3리터 정도의 물을 사용하던 시대에는 물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농경활동의 시작은 인간이 정착생활을 시작하게 하였고, 이를 통해 도시가 형성되면서 전 지구적으로 인구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었다. 군집생활은 인간 생활에 전례없는 안정감을 부여하였고, 이를 인식한 사람들은 좀 더 큰 도시를 구성하고 결국 국가의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인간사회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수단과 자원이 필요해졌는데, 이 중에서도 물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늘어나는 인구의 직접적 물소비와 농경활동에 소요되는 물의 양은 점차 증가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지역에 따라 물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특히 20세기 들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수명 증가와 사망률 감소로 인해 나타난 폭발적 인구증가는 곳곳에 물 부족 현상을 야기하였다.

 문제는, 물 소비량은 증가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유한하게 한정되어 있다는 데 있다. 자원이 유한한데 수요가 늘면 필연적으로 갈등이 생기에 마련이고 이로 인해서 20세기 들어 지구촌 여러 곳에서 국가 간에 수자원을 놓고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였다. 제한된 수자원의 사용을 놓고 발생하는 갈등은 반드시 국가간 분쟁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한 국가에서도 자치단체 사이에서 하천 또는 호수의 사용을 놓고 갈등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전라북도는 이로부터 자유로운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불행하게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 이다.

 수자원 이용에서 전라북도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했는데, 그중에서 중요한 문제는 용담호와 옥정호라는 두 개의 큰 물그릇에 존재하는 수자원의 이용과 분배이다. 용담호와 옥정호로부터 공급되는 물은 광역 전주시를 포함한 도내 여러 곳에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되고 있으며, 기상변화가 있을 때 큰 물그릇으로서 안정적인 수자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전라북도와 호소 유역의 자치단체는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로 인해 매우 우수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전라북도의 인근 자치단체에서는 이 두 호수에 있는 물을 더 나누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대전, 충남, 충북의 경우는 용담호와 대청호의 공동관리 및 이용이라는 명분으로 용담호의 물을 더 가져가려고 하고 있으며, 광주 전남의 경우에는 옥정호의 물을 요구하고 있다. 여러 세부적인 사항을 다 기술하는 것은 너무 긴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들은 그동안 꾸준히 도내에 존재하는 수자원을 사용해야 하는 논리를 개발해왔고, 반면 전라북도는 논쟁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인지 이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왔다. 만시지탄이기는 하나, 다행히도 최근에는 전라북도에서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하였다.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고자 가장 중요한 것은 도내 각 분야의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대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라북도의 정치권은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타 도의 경우에는 학계, 관계, 정치권이 똘똘 뭉쳐 여기에 대한 논리를 개발하고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으나, 전북의 정치권은 이상하리만큼 여기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우리 전북은 두 저수지에 있는 물을 충분히 나누어 쓰고 있으며, 남아있는 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외부에서 단합하여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고자 할 때, 도민의 한표 한표를 통해 선발된 정치권의 인사들이 도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물 문제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최근의 기후변화 양상은 이러한 중요성을 더욱더 증가시키고 있다. 부디 전북의 정치권도 물에 대한 도민의 합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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