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순수와 응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순수와 응용’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0.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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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서예와 세계 서예의 조우
▲ 박영수 作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세계 서예와 전북 서예의 만남이 다시금 전주 한복판에서 그윽한 묵향을 퍼뜨린다.

 제11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21일부터 11월 19일까지 ‘순수와 응용’이란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비롯해 전북예술회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허진규, 이하 서예비엔날레)가 주관하는 올해 행사의 경우 21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 달 가까운 대장정을 갖게 된다.

 이번 서예비엔날레 개막식은 순수와 응용을 더해 공연을 접목한 색다른 시도가 눈에 띈다.

 정진권 연출가와 홍화령 무용가, 설미화 한복연구가 등이 손을 잡고 기획한 개막 공연은 서예와 음악, 무용, 영상, 패션 등 가장 한국적인 스타일을 내세운다.

 이처럼 폭 넓은 분야에서 모두 80여명에 이르는 제작 인력이 투입된 무대는, 서예의 궁체가 재탄생한 순간을 무용극 형태로 표현한다.

 또 음악과 조명, 영상 등이 어우러진 서예 퍼포먼스를 포함해 서예비엔날레만의 모토를 써내려간 창작곡도 발표할 예정이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직접 창작곡의 작사를 맡은 김병기 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은 “서예라는 장르가 음악이나 무용 등과 하나로 융합해 개막식 무대를 꾸민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서예가 공연예술로서 한 단계 진일보한 가능성을 진단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서예비엔날레는 무엇보다 대표 전시 행사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서론(書論) 서예전’의 경우 청년과 중견 서예가들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이탈리아 등 21개국 988명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본래 서예가 추구해온 역(力), 기(氣), 법(法), 도(道), 예(藝)를 풀어쓴 서론 문장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박영수 특별검사 등이 이름을 올린 ‘명사 서예전’도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어제와 오늘날의 서예 양식이 돋보이는 ‘생활 서예전’과 ‘등불 서예전’, ‘양생 서예전’, ‘전·서각의 어울림 전’, ‘서예, 책을 만나다 전’도 한데 이뤄진다.

 그만큼 전통 서예부터 일반적인 현대 서예까지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전시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북 우수작가 서예전’을 비롯해 ‘태권도와 깃발전’, ‘세계 한국문화원 수강생전’ 등 계층과 범위를 넓힌 시도도 눈길이 간다.

 세계 석학들이 서예 연구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국제 학술대회도 22일 오전 9시 전주 JS호텔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는 ‘서법·서도·서예, 명칭의 유래와 그 함의’란 주제를 설정해 세계 학자들이 모처럼 모여서 서예 연구에 관한 담론을 갖는다.

 지난 20년간 총 10회에 걸쳐 이어져온 서예비엔날레가 올 한해 기념 공모전 대상 취소라는 불명예를 씻고서 전통 서예의 위상과 현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앞으로 새롭게 서예의 순수와 다채로운 장르의 다원화로 응용을 꾀하겠다는 포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부대 및 연계 행사도 마련되는데, 학생들이 펜으로 서예를 쓰는 경필서예전이 그것이다.

 유명 서예가를 초청하는 ‘작가와의 만남’과 탁본 체험 등도 지나칠 수 없는 행사이며, 국내 서단을 대표하는 강암 송성용 전, 석전 황욱 전, 선인들이 즐겨 쓴 중국 글씨 등의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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