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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술 문화에 대한 제론
이윤영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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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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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날씨는 ‘하늘은 높고 푸르며, 말을 비롯하여 동물들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말이 생각나는 완연한 가을이다. 도시에 사는 필자는 잠시 시간을 내어 황금 들녘의 모습을 바라만 보더라도 풍요롭고 아름다움의 가을향기에 금방 취할 것만 같다. 이러한 날씨를 의미하면서 지난 추석연휴 때 일을 회상해본다. 예년에 비해 길었던 연휴는 즐거움과 지루함을 동시에 안겨주면서 필자는 잊지 못할 일을 겪었다. 연휴 전 지난 여러 가지 일로 피로가 겹쳤고, 또 신경 쓸 일들이 많아서인지 몸살감기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추석인데 지인이나 친척들과 만나 권하는 술 몇 잔은 삼가기가 쉽지 않았다. 독한 감기약을 복용 중인데도 소주, 맥주 등 겁 없이 먹다가 그만 속이 뒤집혔고, 추석 과음으로 인한 고통에 우리나라 술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주 한옥마을 전통술박물관 견학

 필자가 근무하는 전주 한옥마을 동학혁명기념관에서 가까운 곳에 ‘전주전통술박물관’이 있다. 마침 방송인 출신 박일두 후배가 술박물관 관장직에 있어서 부담 없이 방문하였다. 박일두 관장의 술에 대한 자세한 역사문화를 들으면서,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마시고 즐기는 단순한 술에 대한 상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와 동양사회에서 차 문화와 술 문화는 다도(茶道)와 주도(酒道)의 전통생활음식문화로써 기나긴 역사와 함께 시대의 변천에 따라 인간의 생활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전통술의 역사는 문헌에 의하면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리의 술에 관한 역사는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려운데, 술에 대한 이야기가 최초로 기록된 것은<구삼국사(舊三國史)>로 고구려를 세운 주몽의 ‘건국담’에 나온다. 고구려 대무신왕 기록, “지봉유설”의 ‘신라주’ 기록, <태평어람(太平御覽)>의 고구려 ‘곡아주(曲阿酒)’ 기록, 일본의 <고사기(古事記)> ‘응신조(應神條)’의 ‘백제사람 인번(仁番:스스코리)’ 기록 등을 통해 술 빚는 기술이 상당히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의 전통주성장기, 조선시대의 전통주전성기, 일제강점기의 전통주굴곡기를 거쳐 해방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고려시대에 원나라로부터 증류법이 도입된 후 증류식 소주를 통해 음주문화와 양조기술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소주의 보급을 통해 훗날 각종 가양주(家釀酒), 약주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또 혼양주(混釀酒)의 제조법도 이루어진다. 우리의 전통술은 쌀, 물, 누룩으로 빚어 발효되는 순곡주의 형태인 발효주와 발효주를 알코올 20% 이상으로 증류 한 증류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증류주의 대표적인 술은 ‘소주’이다. 우리나라 술은 대체로 청주, 탁주(막걸리), 소주의 3가지 형태로 술이 발전해 왔다.

 

 술에 대한 바른 문화의 계승 필요

 우리나라는 집집이 빚어 마시던 민족의 술인 가양주(家釀酒)가 있었다. 가양주는 오랜 세월 조상 대대 가문과 집안마다 고유한 비법으로 대물림해 온 전통적 양조법으로써 한민족의 식생활 풍속에 담겨 있는 술을 말한다. 이러한 민속적인 술의 역사와 문화가 점차 전문화, 상업화되고 나라에서조차 제조법과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유교문화 즉 제사법이 정착되면서 조상에게 올리는 제법에 필수 품목은 물론 혼례 등의 술 문화는 엄격한 예법에 의한 관혼상제에까지 정착되었다. 그러나 해방 후 서구문화가 무분별하게 도입되면서 술에 대한 문화는 제사의식 외, 먹고 즐기는 대중문화로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안게 되었다. 우리는 전통문화 중, 장점은 계승 발전시키고 단점은 점검 보완하여 올바른 술 문화를 정착해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다시 강조하면, 다도(茶道) 즉 차 문화처럼 주도(酒道) 즉 술에 대한 문화의 계승은 물론 올바른 전통과 예법을 갖춘 새로운 문화로 거듭났으면 한다.

 《필자와 박일두 전주전통술박물관장과의 대화 중에, 전봉준 장군이 동학농민혁명 좌절 후 순창 피노리에서 피체되어 나주에서 한양으로 압송되는 과정에, 죽력고(대나무 진액으로 빚은 술)를 마셨다는 기록을 말하면서 녹두장군을 상징하는 전통주를 개발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윤영<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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