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0.18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칼과 혀

 올해 혼불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권정현의 장편소설 ‘칼과 혀’가 최근 문단에 정식 출간됐다.

 7년 만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소설 ‘칼과 혀’는,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붉은 땅 만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국인 요리사 첸과 관동군 사령관 모리, 조선 여인 길순, 세 사람의 시점으로 쓴 ‘칼과 혀’는 일제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내적으론 미의 본질, 나아가서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수작이다.”- 심사평 중에서.

 소설 속에는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와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인 여인 길순 등 3명이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첸은 체구가 작고 깡마른 중국인으로 등은 꼽추처럼 목과 붙어 있으며 어깨는 공처럼 둥글고 배에도 살이 늘어져 있는 볼썽사나운 생김새를 지니고 있지만, 손에는 무수히 불과 싸운 흔적이 남아 있는 천재 요리사이자 비밀 자경단원이다.

 그가 독살하려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야마다 오토조)는, 등장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전쟁의 공포를 잊기 위해 궁극의 맛과 미륵불의 미(美)에 집착하는 유약한 겁쟁이 성격인 실제 야마다 오토조가, 백만 관동군을 지휘하지 못하고 소련군에게 모두 항복시켜 칠십만 관동군을 포로로 잡히게 한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했다고 전한다. 

 저자인 권정현 작가는 한국문학사의 어떤 결여 혹은 빈틈이라 할 수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시대적으로 전혀 거리감을 느낄 수 없는 ‘요리’라는 현대적 소재로 이야기에 녹여내 단연 이채롭고도 낯선 소설을 써냈다.

 충북 청주 출신의 권 작가는 2002년 충청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2009년 소설집 ‘굿바이 명왕성’을 포함해 장편소설 ‘몽유도원’, 동화 ‘톨스토이 할아버지네 헌책방’ 등을 펴냈다.

 한편, 제7회 혼불문학상 시상식은 20일 오후 4시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앞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음악제를 겸해서 나라국악관현악단과 성악가의 혼불 합창 등의 공연을 선보인다.

김영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