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꽃을 활짝 피운 낭만주의 음악
음악의 꽃을 활짝 피운 낭만주의 음악
  • 이봉기
  • 승인 2017.10.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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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지난 수개월간 본 지면을 통하여 서양음악사의 큰 축인 바흐를 필두로 한 바로크음악과 이어진 고전악파 대표 음악가들의 소개와 함께 그들의 삶을 반추하고, 주요 관점과 곡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시간을 공유했었다. 이에 피아노 천재, 카를 체르니를 끝으로 고전주의 음악 안내를 마감하며 새롭게 준비한 낭만주의 음악의 시작과 끝을 독자 여러분과 더불어 경험하고자 한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고전주의 음악은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 걸출한 예술가의 탄생과 함께 낭만주의 음악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특히 고전악파의 정점을 쌓아올린 베토벤이 낭만파 음악의 이정표가 된 것은 그의 후기 작품 내용으로나 후대 낭만파 음악가의 저술로 확연히 들어난다. 이처럼 어떤 시대의 주류가 되는 여러 특징은 이미 그전의 시대에서부터 나타나 있는 것이 통례이며 위의 사례에서 보듯, 비록 둘의 개념은 상반되지만 낭만주의는 고전주의 음악의 연장선상에서 출발되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음악사가 무 자르듯 뚝하고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 18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의 음악 사조를 낭만주의 음악(romanticism music)이라 지칭한다. 하지만 이 보편화된 명칭은 당대에 존재했던 여러 현상을 무시하고 유독 낭만주의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물론 낭만주의가 19세기 음악사 전반에 걸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외에도 역사주의 음악, 비더마이어 음악, 민족주의 음악, 사실주의 음악, 인상주의 음악 등 다양한 사조의 경향이 혼재되어 존립하고 있었음을 밝히는 바이다. 따라서 ‘19세기 = 낭만주의’라는 등식은 적절치 못한 것으로 간주된다. 낭만주의는 본래 문학에 대한 비평 용어였지만, 고전주의의 반작용으로 일어난 주관적, 개성적, 공상적, 상징적, 신비적, 초자연적 특성을 보이는 모든 예술을 가리킨다. 또한 고전주의 음악이 반복과 대비를 통해 형식의 우아함을 목적했다면, 낭만주의 시대에는 기쁨, 슬픔 등 감정의 강렬함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얻어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즐겨 한다.  

  낭만주의 음악은 크게 전기, 중기, 후기로 세분하여 나타 낼 수 있다. 전기는 낭만파에 길을 터준 시기로, 베토벤의 음악에서 벌써 시작되고 있었으며 오페라를 통해 낭만주의를 유도한 베버와 가곡의 왕 슈베르트가 활약한 시기이기도 하다. 중기는 낭만주의의 전성기이자 절정을 꽃피운 시기이다. 대표적 인물로는 쇼팽, 슈만, 멘델스존이 있다. 후기는 낭만주의 음악이 결실을 맺은 시기로 관현악의 혁명가이자 환상교향곡에서 표제음악을 창출한 베를리오즈, 피아노의 왕 리스트, 가극의 왕 베르디, 악극을 창시한 바그너 외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생상스, 푸치니 등 여러 음악가들이 활동했던 때이기도 했다. 한편 낭만주의 음악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려한 화음이 특징이다. 과학기술의 도약은 악기들의 눈부신 개량으로 이어져 깊고 다채로운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고 더 복잡한 리듬, 불협화음, 새로운 음색들에 몰입하게 된다. 그 결과 대대적인 관현악 편성과 아울러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고전파 음악보다 크고 웅장해져 길어진 표제음악들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또한 특이하게 이 시대는 피아노를 위한 소곡이 각광받으며 수많은 명곡이 탄생하는데 야상곡, 전주곡, 연습곡, 즉흥곡, 폴로네즈, 마주르카 등이 같은 부류에 속한다.

 최근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클래식 음악의 작곡가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베토벤, 쇼팽, 슈베르트, 베르디 등의 음악가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낭만주의 음악이 오늘날 대중들의 가장 높은 호감도를 이끌어낸 음악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봉기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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