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경제 위기 탈출, 기업체들 서로 도와야
군산 경제 위기 탈출, 기업체들 서로 도와야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7.10.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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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향촌의 자치 규약인 향약(鄕約)의 4대 덕목 가운데 하나가 ‘환난상휼(患難相恤)’이다.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비단 군산만의 문제가 아니겠지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 여파로 군산지역 경기 체감도는 영하권이다. 그렇다고 발전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군산시가 언제까지 어렵다는 타령만 할 것인가.

세상사에는 명암(明暗)이 있듯 군산은 언제든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된 저력의 도시다.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해 큰일을 이룬다는 ‘이소성대 (以小成大)’란 말처럼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강한 도시로 자리매김하려면 시민은 물론 군산 소재 기업과 기관들이 작은 것부터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절실한 시점이다.

 
 ●점심 외식 확대 

본보는 지난 2004년 매주 금요일을 외식의 날로 정하자는 운동을 펼쳤다. 점심 한 끼로 군산사랑을 실천하자는 취지였다.

이를 군산시가 받아들여 실행에 옮겼고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분위기 확산과 어려움에 부닥친 음식점들에게 활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산시는 올 들어 시청 내 구내식당 휴무제를 늘렸다. 매월 두 번째 금요일 시행하던 구내식당 휴무제를 매주 금요일로 확대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아쉽게도 다른 기관이나 기업들의 동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운동을 군산 전역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건강한 경제는 원활한 돈의 흐름이다. 서민경제 바로미터라는 4천여개에 달하는 음식점들의 숨통이 트이면 커피숍 등 다른 업종까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효를 거두려면 파격이라는 지적을 감수하더라도 외식의날이 펼쳐지는 금요일 하루 점심시간을 적어도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 늘리자는 제안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한정된 특정 음식점에서 벗어나 많은 업소가 골고루 혜택을 볼 수 있다는 판단이 가능한 대목이다.

건전한 소비 촉진을 위해 심도있는 고민과 논의를 거쳐보면 어떨까.

회사원 이모(56)씨를 비롯한 복수의 상인은 “비록 한 끼 식사라도 군산지역 음식점에서 해결하는 것은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첫거름으로 생각된다”며 “지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 점심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시행해 볼만 하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 Buy 군산(내고장 상품 애용 운동)일상화

‘Buy 군산(내고장 상품 애용 운동)’은 한마디로 ‘내(군산) 밥그릇은 지키자’다. 군산에 근거지를 둔 기관과 업체 등이 군산 소재 업체와 상품들을 이용함으로써 군산에서 발생하는 자금의 타지역 유출을 막아보자는 말로 함축된다.

 이는 군산 지역 기업의 경쟁력과 인지도를 높여 판로 및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군산시는 대규모 소비가 이뤄지는 학교와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협조문을 발송하고 전통시장 상품권 구매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

 또한, 군산에서 개최되는 각종 크고 작은 모임이나 간담회 등에서 군산 생산품의 이용을 강력히 권장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도급의 관내 업체 유도와 농산물 직거래 장터 확대를 통한 지역상품의 판로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의미있는 결실을 거두는 등 지역 경제에 상당한 보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경제 원칙과 법률상 문제로 공권력이 개입하는 데 한계가 드러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민관 협의체를 중심으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한 후 범 시민운동 힘을 앞세워 Buy 군산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Buy 군산’의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군산에서 가동중이거나 영업중인 업체의 현지 법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군산시 경제항만국 김형철 국장은 “‘Buy 군산’이 지역경제 군불을 지피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나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 파행은 일자리를 없애고 실직자를 양산했다.

이들 업체는 고용인력, 매출 등 모든 면에서 군산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엄청난 후유증을 낳고 있다.

 특히, 정규직 750명 협력업체 4천500여명 등 직원만 5천200여명에 달했던 군산조선소 퇴장은 지역 경기가 침체의 늪에 빠지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군산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려면 그만큼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지역 사정에 밝은 상공인들은 군산에는 소리 소문 없이 잘 돌아가는 내실있는 기업들이 많다고 진단한다.

 다시 말해 이들 기업이 지역과의 상생 차원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라는 제안으로 들리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업체는 해마다 상당액의 이익을 내는 등 알짜배기 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역을 위하고 사회 공헌 일환으로 십시일반 새 일자리를 내놓으면 군산조선소 공백을 일정 부분 메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군산경실련 서지만 집행위원장은 “분명히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군산이 처한 현실을 같이 고민하고 나눈다는 마음으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일자리 나눔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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