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부. 나쁜 교육부
좋은 정부. 나쁜 교육부
  • 김연근
  • 승인 2017.10.09 19:01
  • 댓글 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좋은 정부를 지향한다.

방향성을 보면 참 좋은 정부이다. 그 간의 적폐를 청산하고, 지방을 살리고, 학생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청년들에겐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항상 상대의 눈에 맞는 눈높이를 유지하며 모든 권위를 내려놓고 있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권위를 내려놓는 모습은 사인이 아닌 공인으로서의 행동이므로 이런 모습을 정부 부처에서도 위로부터 아래로까지 온 조직문화에 확산시키고 있음을 국민들은 분위기로 감지하고 있다. 참 따뜻하고 훈훈한 조직문화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출범 전 그리고 초에 교육부 폐지 논의를 했었다. 그동안 교육부의 행태는 적폐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과거 교육부는 대학을 줄 세웠고, 교육부 관료들은 상당수가 관피아였으며, 고위직은 교육부를 나간 후 그들이 위치할 자리를 대학에 마련해 왔다. 말이 좀 과한 것 아니냐며 반문하는 관계자들도 있을테지만 교육부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시선과 교육부의 손아귀에 목숨 줄이 쥐여져 있는 대학 내부의 목소리들을 대변한 것이니 여론이라고 생각해주기 바란다. 그런 교육부가 새정부들어 좀 변할까 했지만 여전히 적폐의 대상이오, 나쁜 행태의 주범이며, 갑 중의 갑으로 존재하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서남대는 존치해야 한다.

교육부의 의도대로 서남대를 폐교시킬 것이라면 서남대 이외에 구 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4개의 대학을 한꺼번에 폐교해야 맞고 부정한 사학 회계로 발생한 재단의 재산은 국고로 환수해야 마땅하다. 남겨진 3개 대학이 대학 간 회계를 공유하게 되면 서남대 사학의 부정한 회계는 그대로 보호되는 셈이다.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서남대 문제에 대해 분명 폐교 전까지 문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계고기간을 가진 뒤 마땅한 재정기여자가 나타나면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부총리의 말대로 재정기여자는 제안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려 했지만 교육부는 공식적인 것이었는지, 비공식적인 것이었는지도 모르게 애매한 제스처로 거부했다. 그것도 은근한 압박을 가하면서 말이다. 부총리가 말한 충분한 검토라는 게 거부였다는 것을 어느 누가 알았겠는가.

 추석 바로 전 필자는 천안 플래폼에서 우연하게 A대학 관계자 한 사람을 만났다. 서남대 문제로 교육부에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라는 그는 어깨가 힘없이 쳐져있었다. 자신이 속해 있는 A대학에서 서남대의 재정기여자로 제안을 요청하였는데 교육부 사립대 제도과 과장과 사무관이라는 사람이 “제안서를 제출하려는 A대학도 어려운데 어떻게 운영하려고 그러냐, 설사 인수한다 해도 현재의 서남대 구성원들과 내부 갈등을 심하게 겪을텐데.. 그리고 재산문제도 구재단과 법정다툼으로 갈텐데..”라는 얘기를 서슴지 않으며 결국은 자신들은 받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제정기여자를 찾겠다는 교육부의 담당부서인 제도과장과 사무관이 제정기여를 제안하겠다는 제안자 앞에서 했던 이런 말들은 분명 제출하지 말라는 압박이었고 거부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재정기여자를 찾겠다던 교육부총리는 입으로만 하는 썰전으로 교육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부총리와 직원들이 삐거덕거리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필자가 만난 그 A대학의 관계자는 교육부에 의해 평생을 ‘을’로만 지내왔던 힘없는 모습 딱 그만큼이었다. 교육부 사립대 제도과에서 일어났던 이 사례 한 가지만 보아도 교육부는 자신들의 손익만 볼 줄 아는 집단이라는 것이 확연하다. 학생이야 어찌되든 말든 학생들을 기계적으로 배분해 다른 학교에 보내버리면 그만인 그 집단에 과연 학생의 미래는 있기나 한 것일까. 순간 교육부가 왜, 무슨 이유로 존재하고 있는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현 정부의 시대적 상황은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고, 학생 중심의 대학으로 운영되도록 교육부 제도과는 제도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부처에 머물러야 한다. 즉, 학생들의 학교가 되도록 교육부는 그저 수단이 되어주면 그만이다. 그런데 새 정부 하에서도 여전히 교육부의 관료들에게 학생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대학 위에서만 군림하고 있다. 서남대 폐교는 궁극적으로 구 재단이 원하는 것이고 구 재단의 나머지 사학을 건재 시 킬 궁리를 교육부가 앞장서지나 않는지 그것 역시 모를 일이다. 말로만 듣던 교육부 직원들과 사학의 커넥션이 지금도 작동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 아니겠는가. 서남대 사태에서 교육부는 여전히 최상의 위치에서 악질 갑 노릇만 하고 있다. 정부가 바뀌었어도 교육부의 ‘갑 질’ 행태는 조금도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나는 학생들에게 좋은 정부와 나쁜 교육부가 병렬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김연근<국민의당 전북도당 부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교육부감사 2017-10-11 21:28:26
이정도면 교육부 감사 해야겠지요~~
사학이 왕이네 2017-10-11 17:17:18
비리재단 영원마라~~정권은5년 교육부장관은 내년까지?
신경대도 살아있다 폐교후 잔여재산은 영원히 사학가족품에
기대 2017-10-11 10:52:12
조직장악력과 각론과 추진력있게 적폐청산 사학비리척결 사학법개정할 수있는 교육부장관이 계셨으면~~~국정교과서 적폐 잘하고계인데 그야 우리 문재인대통령 의지시니까 진행되고 있고, 수능절대평가는 혼란만 초래했고,사학비리척결은 서남대 처리로 보아 물건너가는건가요?
이것도 대통령께서 나서셔야하는건지 ㅠㅠ
교육부~ 2017-10-11 10:42:40
안받아 줄꺼야 아무도 서류 내지마~
적폐청산 2017-10-11 10:40:59
비리사학 몰아내고 정상화하면 눈무나는 환경도 개선되지요.등록금만 제대로 써도~~김상곤장관님께 기대가 컷는데 국정교과서 적폐작업외세는 각론이 업네요 ㅠㅠ
조금 더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