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에 이어 필립즐로의 러브콜을 다시 한 번 받은 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축복, 숲의 숨결(Blessing, A Breath of Forest)’을 부제로 현지인들과 소통을 꾀한다.
류 작가는 지난 2012년 프랑스 파리 씨테(Cite International Des Art) 레지던시에서의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에는 89갤러리 개인전으로 예술의 도시와 인연을 맺게 된 후 이곳 파리와 지속적인 교류를 펼치고 있다.
류 작가는 올 초대전을 위해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해외전시작가 지원 프로그램 공모에 참여해 경비를 일부 지원받는 등 준비를 해왔다.
작가는 언제나처럼 숲에 이는 바람의 숨결에 집중하면서 완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누구나 소재로 삼고 있는 숲길이지만, 그의 붓 터치에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과 나무, 빛이 내려앉아 영롱하게 반짝이는 모습 등 누구도 따라할 수 있는 작가만의 관찰과 표현 방식에서 나온 결과물이기에 특별하다.
더불어 그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로 그가 그리는 것이 단지 숲의 형상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숲 속 오솔길에 켜켜이 쌓인 많은 생명의 시간의 기록이자 의미이고, 기억들인 것.
그렇게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그의 작업방식은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충분해 보인다.
그의 작품 앞에 선 감상자들은 어느새 고요한 산책길 위에 서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터다.
필립즐로 관장은 “감상자들은 첫 눈에 거의 사진과 흡사한 작품의 이미지를 보게 되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하이퍼리얼리즘회화는 아니다”면서 “류재현의 작품은 오히려 시적 리얼리즘에 가깝다.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회화기법, 빛에 대한 작가의 탁월한 감각을 통해 작가는 우리를 자유롭고 몽환적인 자신의 공간으로 데려간다”고 평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