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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근 장수문화원장, 40여 년간 써온 한시의 결실 맺어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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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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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인생에서 가장 가까이 한 것은 한시(漢詩)였습니다. 대화 상대가 별로 없는 산골에서도 외로움을 타지 않으면서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한시의 덕택이라고 하겠습니다.”

 계산 권승근(77) 장수문화원장이 한시의 진솔한 매력에 푹 빠져 살아온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최근 한시집 ‘임천풍운(林泉風韻·아트힐스)’을 세상에 내놓았다.

 40여 년간 한시에 심취해 글을 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는 것을 꺼리는 천성 때문에 시집을 발간한 적이 었던 권 원장.

 대쪽같던 권 원장에게 한시집을 만들자고 권유하고 적극적으로 나선 이들은 바로 그가 재직했던 장수고 19회 제자들이었다.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현재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류안씨의 제안으로 황병운, 김종연 등 동창들이 힘을 보태기 시작한 것.

 스승의 한시를 좋아했던 38년 전 제자들에 의해 탄생한 귀하디 귀한 책인 것이다.

 어차피 세상에 내놓아야 할 한시집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한시의 매력에 빠져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권 원장은 고민을 거듭했다. 이내 한시와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한시 원문에 직접 우리말로 해설시까지 붙이는 정성까지도 더했다.

 그가 한시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서른 넷의 나이.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던 시절, 중국 유종원의 ‘강설(江雪)’이라는 오언절구 시 한 수를 마주하면서 인생의 방향과 지표가 달라지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눈이 몹시 내리는 차가운 강, 외롭게 놓인 배 위에서 도롱이에 삿갓을 쓰고 홀로 낚시질하는 노인의 모습을 읊은 그 시를 백발이 성한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권 원장은 “그토록 외로운 길에서 자신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고인들이 남겨놓은 한시를 애송하면서다”면서 “무엇보다도 진솔한 인간의 음성이라고 해야할 음운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없이 깊고 아름다운 문학의 장르가 너무나 어려움으로 인해 저변확대와 대중화가 되지 못하는 현실이 못내 아쉬울 뿐이지만, 정서나 문화의 흐름이 옛날과 다르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때 책을 만들어 무엇할까 생각했으나 제자들의 마음이 너무 고맙기만하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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