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인 6.8%는 다시 도시로
귀농·귀촌인 6.8%는 다시 도시로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7.09.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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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경기도 수원에서 삼성전관을 다니다가 명예퇴직하고 부인과 두 딸을 데리고 진안으로 귀농을 한 윤 모(52)씨는 1년 만에 다시 수도권 지역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어린 시절을 완주군 삼례지역에서 보냈던 탓에 농사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농사를 짓는 일이 녹록치 않은 데다 두 아이들 교육문제도 역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윤씨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시골은 그저 인심 좋고 살기 좋은 곳으로만 생각했는데 실제 물가도 비싸고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윤씨의 경우처럼 귀농·귀촌인 100명 가운데 7명은 농촌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구축한 귀농·귀촌패널 1,039명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추적 조사해 역귀농·귀촌 실태 및 특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 조사결과, 귀농·귀촌인의 88.8%가 농촌에 정착하여 계속 살고 있고, 6.8%만이 도시로 되돌아갔는데 그 이유로는 ‘영농실패(43.5%)’가 가장 많고, ‘일자리(17.4%)’, ‘자녀교육(13.0%)’, ‘건강(13.0%)’ 순이었다.

다른 농촌으로 이주하는 2차 귀농·귀촌 비율은 4.3%로, 대부분 ‘품목 변경’, ‘농지 주변으로 이사’, ‘농지 획득’ 등 더 나은 영농여건을 찾아 이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귀촌인의 연령대별 거주현황을 살펴보면, ‘40세 미만’의 젊은 귀농·귀촌인일수록 계속 거주(8.0%)나 도시로의 이주(5.4%)보다 다른 농촌으로의 이주(24.4%)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30세대 귀농·귀촌인은 중노년층과 달리 농촌정착에 어려움이 있어도 바로 도시로 돌아가기보다는 다른 농촌으로의 2차 이주를 시도함으로써 농촌에 정착하려는 의지가 강함을 알 수 있다.

’도시 출신’의 귀농·귀촌인일수록 농촌에 정착(39.5%)해 살기보다는 다른 농촌으로의 이주(63.6%)나 도시로의 이주(55.1%)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농촌 출신은 농촌 정서를 알고 부모의 영농 기반을 승계해 정착이 수월한 반면, 도시 출신은 그러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추적 조사가 가능한 귀농·귀촌패널을 활용해 역귀농·귀촌의 규모와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동안 발표된 역귀농·귀촌율은 조사마다 편차가 크고 수치가 다소 높게 나타나 귀농·귀촌하려는 사람들에게 농업‧농촌의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는 문제점이 있어 왔다.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 윤순덕 연구관은 “최근 귀농·귀촌가구의 증가와 사회적 관심에 비해 역귀농·귀촌에 대한 세밀한 추적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역귀농·귀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대상을 설정하고 영농여건 마련을 도울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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