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수질개선과 지속 가능한 미래의 시작, 물관리 일원화
새만금 수질개선과 지속 가능한 미래의 시작, 물관리 일원화
  • 최선두
  • 승인 2017.09.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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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유독 물 관련 이슈가 많은 해이다. 중부지방은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고, 4대 강은 녹조와 재자연화로 시끄러웠다. 청주시는 집중호우로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우리 전북지역도 물 재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마른 장마에 폭염까지 겹쳐 남원, 장수 등 동부권은 가뭄주의보가 내려졌다.

 가뭄, 홍수처럼 절실하게 느껴지지는 않겠지만 수질, 수생태 측면에서도 우리의 하천들이 안고 있는 과제는 여전하다. 여름이면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였던 하천은 어느 때부턴가 발 담그기조차 꺼려지고, 동자개, 버들치, 감돌고기 같은 흔했던 물고기들도 이젠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상황이 별로 좋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물관리 체계에 커다란 비효율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물을 더 깨끗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는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이러한 때에 새 정부가 수량과 수질관리로 나뉘어 있는 물관리를 일원화하려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본다. 사실 물관리 일원화는 과거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시도된 바 있었으나 관계부처 간 이해관계 및 정치적 이유 등으로 성사되지 못하였다.

 국제사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통합 물관리 체계로 전환해왔다. UN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12년도 현재 전 세계 국가의 68%가 통합적 물관리 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OECD 35개 국가 중 영국, 프랑스 등 23개 국가에서 환경부서가 물관리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물관리 전문가들도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물관리 문제는 수량과 수질의 통합관리에서 그 해결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북 지역은 전주시, 익산시, 군산시 등 인구의 약 85%가 거주하는 지역의 생활용수 등 용수공급을 금강, 섬진강 등 타 수계에 의존하고 있어서 물관리 일원화가 가져올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물관리 일원화는 한계에 이른 댐 건설에서 나아가 다양한 수자원 활용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규모 댐 건설에 의존했던 수자원 개발은 환경파괴 및 주민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부작용을 낳았으며 그마저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물관리 일원화를 통해 댐뿐만 아니라 하수처리장 방류수, 빗물, 지하수 등을 수자원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모색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물 이용 사회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하천의 수질, 수생생태계를 고려한 용수공급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용수공급계획은 사람에게 필요한 물, 그 자체의 확보에 국한한 것이었다. 물관리 일원화가 이루어지면 하천의 목표수질을 고려한 용수공급계획을 수립함으로써 물관리 정책이 용수공급을 넘어서 강·하천을 보다 더 깨끗하게 하려는 데에 주안점을 두게 될 것이다.

 셋째, 이·치수뿐만 아니라 수생생태계 건강성을 고려한 종합적 하천관리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하천이 옛 모습을 잃고 부자연스러워진 데에는 하천을 단지 ‘물을 담는 그릇’이라거나, 통수능력만을 강조하는 편협한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한 하천 관리로는 하천의 건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되었다. 4대 강이 그 좋은 사례이다. 하천은 여울과 소가 반복되고, 침식과 퇴적의 힘을 분산시키며 흘러갈 때 건강성과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야 그 속에 생명이 깃들어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우리 하천의 옛 모습이고, 지속 가능한 물관리의 미래이다.

 물관리 일원화로 국가 물관리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나아가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물관리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새만금환경청 새만금유역관리단장 최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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