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9급 신화, 추진력과 강인함을 겸비한 독일병정...’ 지난 7월 제27대 농촌진흥청장에 취임한 라승용(60)청장에게는 많은 수식어와 별칭 따라다닌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만난 라청장은 부드러운 미소와 인간적인 체취를 가진 친근한 인상이었다. 그 무엇이 그를 입지전적 인물로 만들어낸 것일까.
취임한지 2달이 지나도록 단 한순간도 쉬지 않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얼굴에는 미소와 생기가 넘치며 일요일까지 출근하며 꼼꼼히 현안문제를 챙기는 준비된 모습과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모든 일을 항상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 외유내강 형의 사고방식이 오늘날의 신화를 만들어 낸 원동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1957년생으로 김제 출신으로 김제농공고를 졸업한 뒤 9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라청장. 고졸 출신이었지만 방송통신대를 10년 동안 다녀 학사 학위를 따냈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고려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농진청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했을 당시에는 농진청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2016년 퇴직한 이후 현재 전북대 원예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했었다.
전북대 교수로 재직시절 그는 “도내 학사일정이 지나치게 학문연구에만 치중돼 있어 안타깝다”며 “이제는 도내 대학들도 학생들의 취업과 장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후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라승용 청장을 만나보았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농촌진흥청장(2017.7.17.)으로 임명되셨는데 간단한 취임 소감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 농업은 쌀과잉 생산, 가축질병상시화, 이상기상 현상, 농촌의 고령화, FTA 등 당면한 과제를 겪고 있습니다.
지금의 농업 환경을 극복하고, 우리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에 대한 상황인식과 혁신적인 농업과학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농촌진흥청은 1962년도 개청한 이래 통일벼 개발을 통한 녹색혁명 성취, 비닐하우스 재배기술 보급으로 백색혁명을 달성했습니다.
최근에는 바이오 소재 등 첨단 기술개발은 물론, 우리가 개발한 농업기술을 개도국에 전수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 왔습니다.
앞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하여 우리 농업이 안고 있는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의 존재가치는 현장(고객)에 도움이 되는 연구와 보급입니다“
-퇴임하신지 6개월여 만에 다시 농촌진흥청으로 돌아오셨는데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농촌진흥청을 떠나셨을 때 심정이 어떠하셨는지요?
“작년 연말 농진청 차장에서 퇴임후 6개월 동안 학계·산업체·농업인 등을 만나면서 농진청과 농업·농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안의 개구리를 벗어나 자연스럽게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청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으며 농업환경과 국민이 바라는 농진청의 모습 등 현실에 대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국민과 농업인들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임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농촌진흥청장으로 취임하신 지 두 달이 좀 넘었는데 굉장히 바쁜 행보를 보이고 계십니다. 현재 제일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농촌진흥청은 고령화, 개방화에 대응하여 우리 농업과 농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농진청의 연구가 농업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농업인 소득을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을 통해 농업을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첨단산업으로 육성하여 미래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정책을 뒷받침하는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을 추진하겠습니다.
특히, 쌀 수급균형 등 식량의 안정적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기상이변 및 병해충 대응, 가축질병 상시화 대책 마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GMO 연구, 종자산업 육성, 농산업 분야 청년일자리 창출에 앞장 설 것입니다.
-청장님께서는 2003년 이후 내부 출신이 농촌진흥청장으로 승진하셨는데, 농촌진흥청의 업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농진청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혁신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으로 진일보시키겠으며 현장 중심으로 일하기 위해 농업인과 국민의 눈높이 맞도록 사업계획 단계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 연구 및 보급에 만전을 다 할 것입니다.
조직 문화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직원들에게 관행과 관례 타파하고 자신감, 자긍심, 책임감을 고취시키고, 소통, 협력을 통하여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일 처리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본업에 충실하도록 성과 보상 체계도 확실하게 구축하겠습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헌신 봉사의 자세로 외부로는 고객중심, 내부적으로는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노력하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GMO 연구 안전관리 방안과 소통계획은 ?
“GM 연구는 기존 육종기술로 해결이 어려운 기상이변 등에 대응한 최첨단 육종기술로 전세계가 기술개발에 매진 중이며 기술개발에 10년 이상 걸려 위기가 닥쳤을때 준비하면 늦어지며, GM연구를 통해 파생되는 원천특허 등 생명공학 기술이 대단합니다.
기술종속국으로 추락하지 않으려면 미래를 대비한 기술력과 육종소재 확보가 필수이며 앞으로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GM작물의 일반 재배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며 알권리 강화를 위해 매년 초 시험재배 계획 등에 대한 설명회 개최할 예정입니다.
-농촌진흥청 이전 후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어떤가요?
“농촌진흥청과 소속기관 이전 후 전북거주 민간인근로자 채용 및 사업비 집행을 통하여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촌진흥청과 4개 소속기관에 총 5,35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구직 등 공무원 1,850여명, 민간인근로자 3,500여명 등인데 이전 후 전북 거주민간인근로자를 2014년 1,182명, 2015년 1,900명, 2016년 1,819명, 2017년 7월말 현재 1,359명 등 매년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물품구매, 용역, 시설공사 시 전북소재 업체와 우선으로 계약하고 있으며 2014년 7월부터 3년간 총 2,317억 원의 사업비를 집행했습니다.
매년 평균 약 1,120여억 원이 지역에서 소비되고 있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음악회 개최, 농업과학도서관 주말개방, 농업과학관 각종 전시행사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상생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지역 간의 균형을 맞춘다는 취지로 ‘혁시도시 시즌 2’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농진청이 추진하는 사업이 있는지요?
“농진청과 전북의 농생명산업 강점을 연계 전북 혁신도시를 농생명 메카로 육성하기 위해 우리 청의 최대 강점분야인 유전자원-BT기술 인프라 활용해 종자산업 육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3대 중점 사업(Plan 1, 2, 3)을 설정하고 T/F팀 구성, 세부추진계획 마련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농생명 스마트 밸리 프로젝트가 혁신도시 시즌2와 연계해 종자산업 육성, 전북농생명 연구협의체 등 관련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농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올수 있도록 앞장서 노력하겠습니다“
-고령화 되고 있는 농촌을 활성화시키고 농업관련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청년농업인 육성에 노력하고 계신다는데?
“신규 젊은 인력의 지속적인 농촌 유입을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관심 유도 정책과 영농 창업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초기자본·영농기술·생활여건 부족으로 안정적 정착 곤란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지역 핵심리더로 ’22년까지 청년4-H회원 5천명 육성과 청년농업인 경쟁력제고 사업, 청년농업인 품목별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농촌청년 사업가 양성에 힘쓰겠습니다“
-끝으로 농촌진흥청장으로서의 각오와 목표에 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농진청의 연구가 농업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 수출산업으로 육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역량 집중하겠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헌신 봉사의 자세로 외부로는 고객중심, 내부적으로는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우리나라 농업·농촌이 ICT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 창조 및 지속성장 실현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혁신도시 시즌2 전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과제들도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