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소리를 보다…판소리 다섯 바탕
[소리축제] 소리를 보다…판소리 다섯 바탕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9.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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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세계소리축제 개막식을 하루 앞둔 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일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개막식을 준비하고 있다./김얼 기자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는 모악당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보고 듣고 맛보는 순서가 마련돼 어느 해 못지 않은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지난해 ‘런웨이’라는 새로운 무대 형태를 시도한 판소리 다섯 바탕은 올해 가변형 무대로, 세계 거장들의 명화부터 지역 작가들의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는 갤러리 형태의 판소리 공연장을 연출한다. 8세 이상 관람가, 2만원.
▲ 박지윤
  ▲박지윤 ‘심청가’

 21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는 박지윤 명창이 서슬 맺힌 소리로 강하고도 날카로운 기세로 소리판을 이끌어간다.

 순천 태생으로 염금향 선생으로부터 어려서 판소리의 기초를 배운 박지윤은, 조상현 명창으로부터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등을 배우며 남자 소리를 익혔다고. 조상현은 정응민으로부터 어려서 소리를 배웠다고 전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박지윤은 정통 판소리에 가까운 소리를 배웠다고 할 수 있다.

 박지윤은 이 공연에서 여창이 갖추어야 한다고 하는 상청, 애원성, 서슬 등을 모두 표현했으며, 박지윤만의 아기자기한 성음의 변화를 극단까지 추구해 마지 않는 보성소리를 제대로 불러낸다.

▲ 윤진철
  ▲윤진철 ‘적벽가’

 22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는 윤진철 명창이 ‘적벽가’를 통해 완숙한 성음과 짙은 소리를 내보인다.

 우리나라 남성 판소리의 수준을 대표하는 윤진철이 부를 ‘적벽가’는, 서편제 판소리의 시조라고 하는 박유전으로부터 시작되어 정재근, 정응민, 정권진으로 이어진 소리이다.

 이번 ‘적벽가’는 박유전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서편제 ‘적벽가’에 속한다.

 구례, 남원 등지에 전승된 동편제 ‘적벽가’와는 사설이나 음악이 많이 다르다.

 소리면 소리, 북이면 북 못하는 게 없는 윤진철의 끼와 재능은 판소리계가 이번 소리축에서 기대를 버리지 못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방수미
  ▲방수미 ‘춘향가’

 22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는 방수미 명창이 김세종제 ‘춘향가’를 선보인다.

 방수미 명창은 타고난 미성과 아름답고도 힘찬 발성으로 다재다능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소리꾼이다.

 이제 40대 초반의 소리꾼인 방수미는 성우향으로부터 ‘춘향가’를 처음 배웠고, 지금은 윤진철에게 다시 배우고 있다고 한다.

 방수미는 어려서부터 창극에 출연했고, 지금도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만큼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이번 무대를 통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과 재능을 한껏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세미
  ▲김세미 ‘흥보가’

 24일 오후 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는 김세미 명창이 ‘흥보가’를 통해 정교한 너름새와 힘이 넘치는 소리판을 꾸민다.

 김세미의 외할아버지는 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홍정택 명창이다.

 김세미가 명창이 된 것은 집안 내력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그가 부를 ‘흥보가’는 오정숙 명창에게서 이어받은 김연수제 ‘흥보가’로 연극적인 특성이 강하다.

김세미는 전라북도 도립창극단에 오래 근무하면서 수많은 창극에 출연했다.

 이번 ‘흥보가’를 통해 그가 오정숙 명창으로부터 물려받은 김연수제 ‘흥보가’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남상일
  ▲남상일 ‘수궁가’

 이날 오후 5시에는 맑고, 곱고, 기교 있는 소리로 소리판을 휘어잡는 남상일 명창의 무대가 마련된다.

 남상일은 완주 출신으로 30대 소리꾼이다.

 조소녀에게 판소리를 배워 어려서부터 명창으로 이름을 날린 남상일은, 대학을 졸업하고 국립창극단에 들어가 주역을 도맡다시피 했다.

 안숙선 명창으로부터 ‘수궁가’, ‘적벽가’ 등을 배웠으며, 안숙선이 정광수로부터 배운 ‘수궁가’는 우리나라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소리다.

 지금도 방송 출연 등 다방면에 활동 범위를 넓혀온 남상일은, 국립창극단에서 오랫 동안 활동해온 경험 등을 이번 한 무대에 펼쳐 보인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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