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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말’을 하다
청와대=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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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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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찬(전주)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홍보 역할의 소통수석이 마이크를 잡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18일 전선을 타고 흘러나온, 여느 날과 다른 그의 목소리에서 이날만큼은 다른 마이크임을 알 수 있었다.

 오전 11시20분 춘추관 1층 브리핑룸. 갑자기 펜기자 간담회를 잡고 나타난 윤 수석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그는 “언론은 자율과 책임에 따라 보도하고, 정부는 모든 정보를 개방하고 여러분에게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 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 들어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했을 법한 말로 허를 찔렀다.

 그의 말은 차분하게 이어진다. 그는 “언론과 정부의 관계는 건강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호 비판이 가능한 관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긴장을 부르는 멘트다. 윤 수석은 “개별적으로 기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적은 있지만 언론사에 전화해서 논조가 이렇다, 저렇다 한 적은 없다”면서 “그만큼 언론의 중요한 책무를 인정하고, 그것이 우리 정부에게도 도움이 되고, 저희를 긴장시키고, 더 좋은 정책을 입안해 달라는 충심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정무직 공무원이 되기 전, 기업에 근무했던 시간(9년)보다 정치부 기자로 있었던 시간이 두 배 정도 더 길다.

 톤은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바뀌어 있었다. 그는 “국내 정책은 토론을 통해 수정·보강·대안의 길이 있지만 지금의 외교·안보는 민감하고 엄중하며 주변국과 관계가 있어서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면서 “작은 불씨로 인해 휘발성이 최고조에 와 있는 한반도에 불꽃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과거 정부 같았으면 ‘안보 장사’를 하려 한다는 오해를 했을 법한 말이다. 하지만 기자들은 감을 잡았다. 한 통신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을 오역하면서 양산된 기사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트위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거론하며 “북한에선 기름을 사려는 줄이 길게 형성됐다(Long gas lines are forming in North Korea). 딱하다!”고 적었다. 하지만 국내 한 통신사와 일부 언론은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긴 송유관(pipeline)이 만들어지고 있다”로 잘못 해석했다.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한·러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송유관’을 비판한 것처럼 전달된 것이다.

 윤 수석은 “아슬아슬할 때 있다”는 말에 언론이 누리는 자유와 무책임을 함께 담아냈다. 그는 “이런 문제로 외교관계가 꼬일 수 있다는 점이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일부 언론은 정부 당국자나 대통령 말보다는 외국을 더 신뢰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고 팩트 폭력성 발언을 쏟아 냈다. 하지만 앞서 저널리즘 양심과 신뢰를 바탕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말로 건강한 언론관을 전제했다.

 윤 수석은 속보성 때문이란 점은 이해하지만 팩트 확인과 해석이 미흡했던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오보는 언론의 일부 머릿속에 일정한 프레임이 존재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측과 프레임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당부했다. 국익에 기반한 독자적 사고가 중요하고 북핵 미사일 문제는 완성단계여서 기존의 틀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반도의 일촉즉발 상황도 언급했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을 권장하고 지켜줘야 할 곳은 언론이란 점을 부각했다.

 윤 수석은 이낙연 총리의 비유 방식을 들어 “우리는 (우리)언론인이 다른 나라 정상과 언론을 더 신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맺었다.

 국정 홍보를 맡은 국민소통수석은 예전같았으면 딜레마에 빠졌을 것이다. 가깝게는 KBS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의혹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위세에 의한 소통방식이 세상에 드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 초대 홍보수석이던 이정현 의원 사건에서처럼 말이다.

 윤 수석의 이날 결기는 긍정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뿔이 많이 나 있다”는 동정이 있었고, “간곡한 당부로 들었다”고 무책임한 언론을 꼬집는 분위기도 전달됐다. 하지만 “비난 섞인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하나”는 지적에서 알 수 있듯 건강한 긴장만이 서로의 존재를 발전시킨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최근 내·외신 출입(등록)기자 SNS방을 분리하는 등 외교·안보에 관한 보도와 논평에 예민해 있다.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70% 선을 유지하지 못한 때문이란 해석은 난센스로 읽힌다. 다만 윤 수석이 언급한 ‘국익’과 ‘건강한 소통’을 바라는 마음뿐일 것이란 기대가 크다.

 청와대=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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