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 농촌으로 떠나자
여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 농촌으로 떠나자
  • 김학주
  • 승인 2017.09.18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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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웰빙’(Wellbeing),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등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우리네 삶의 방식이나 트렌드와 관련된 용어들이 대거 등장했다.

 요즘 시대를 관통하는 최신 라이프 트렌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아닌가 싶다. 직역한다면 ‘인생은 한 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현재와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생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직장이나 가족의 방해를 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소비를 한다. 꽉 짜인 일상, 숨 막히는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에서 벗어나 한적하고 여유로운 농촌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이유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책 읽기도 좋고 운동하기도 좋고, 여행하기도 좋고, 무엇을 해도 좋은 계절 가을이다. 게다가 지자체마다 다양한 축제가 열려 어디를 가도 눈과 귀와 입이 즐겁다.

 특히 전라북도의 가을은 그렇다.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 완주 와일드푸드 축제, 김제 지평선 축제, 정읍 구절초 축제, 진안 홍삼축제, 임실N치즈축제 등 농촌 경관과 잘 어우러진 축제들이 열리게 된다. 그야말로 여행 천국이다.

 전라북도 농업기술원에서 2006년부터 육성하고 있는 농촌교육농장과 농가 맛집도 여행객들에게 볼거리, 먹을거리, 쉴거리, 체험거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역대 최장 기간인 ‘10일 황금연휴’가 만들어졌다. 붐비는 공항에서, 유명 여행지의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부대끼기 보다는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고 정이 넘치는 전북 농촌을 찾아 풍성한 한가위 연휴를 즐기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라북도는 어디를 가도 절경이고, 어디를 가도 맛 집 이지만 가볼만한 농촌마을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악산 자락 아래 물고기가 노는 모양을 가졌다 하여 붙여진 어유마을에 자리 잡은 농가 맛집 ‘삶의 향기’는 지평선 황금 들녘을 상징하는 노란 금반, 방금 항아리에서 퍼온 된장을 큰 솥에 넉넉하게 넣고 삶아낸 한방수육, 각종 채소가 들어간 메뉴로 눈을 먼저 즐겁게 한다. 연근, 감자, 파프리카, 쑥개떡, 단호박 등 모두 지역 농산물로 구성한 건강식이다.

 또한 인근 백산면에 위치한 ‘부거리 옹기가마’는 200여년전 설립돼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2008년 등록문화재 제403호로 지정되었다. 도예가 안시성의 소유로 관리되고 있는 이곳에 가면 살아 숨 쉬는 옹기의 장점을 생활 속 다양한 작품으로 체험할 수 있다.

 최명희 선생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 마을에 자리 잡고 있는 ‘혼불농장’은 고즈넉한 한옥과 잘 정비된 산책로, 농장에서 재배하는 연밭을 보며 사색하기 좋은 곳이다. 전통 공예품인 도자기, 목공예, 한지 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으며 고구마 수확체험 등을 통하여 농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덕유산 자락 맑은 공기, 구천동 계곡 시원한 물줄기, 청정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반딧불이와 애완곤충으로 친근한 장수풍뎅이의 한 살이를 관찰할 수 있는 ‘덕유캠프농장’50여개의 오토캠핑 구역이 마련되어 있고 바비큐 파티를 할 때 방문객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채소농장도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만끽하기 딱 좋은 곳이다.

 호남의 내금강 선운산,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고창에 위치한 ‘쉼드림’은 오방장어, 오디삼계탕 등 힐링 한식을 메뉴로 한 치유식단과 족욕, 프리저버드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가족과 같은 편안함, 건강해 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기대해도 좋다.

 너나할 것 없이 유명한 여행지 코스를 숙제하듯 가는 여행보다는 농촌의 넉넉한 자연 환경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힐링 여행, 멋지지 않은가?

 가다가 잠시 멈춰 서서 길가에 핀 꽃들과 대화하고, 갈림길에서 어떤 새로운 풍경을 만나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여유로움, 건강한 먹을거리, 넉넉한 인심과 특별한 체험거리가 있는 전라북도의 농촌으로 나만의 여행을 떠나보실 것을 적극 추천한다.

 전라북도 농촌을 여행하다보면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학주<전라북도 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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