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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에 권하는 책 한 권
안 도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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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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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인물 가운데 다산 정약용만큼 오늘날까지 자주 언급되는 이는 드물다. 200여 년 전의 다산인데 그 인기가 멈추지 않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그의 18년간의 유배생활에서 비롯한다. 개혁군주 정조의 측근에서 개혁을 주도하다 기득권 세력에 밀려 유배를 떠난 다산은 유배지에서 그의 못다 한 정치적 꿈을 저술로 대신했다.

  다산은 실학자, 개혁가, 시인, 경세가, 의약학자, 언어학자, 행정가, 과학자, 지리학자였다. 그래서 그의 저술은 경계가 없다. 하지만, 그의 저술 가운데 가장 빛나는 지점은 바로 현실사회에 대한 날 선 비판정신에 있다. 후기 조선사회의 위선과 부조리에 대한 뼈아픈 각성과 비판이 오늘날에도 재해석됨으로써 다산은 영원히 살고 있다.

  필자가 독서의 계절에 권하는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는 다산의 저술 가운데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부분들만 솎아 내 엮은 책이다. 불세출의 학자이자 경세가인 다산 정약용의 사회비판적 논설과 글 등을 주제별로 엮고, 이를 근대에 요동치는 정치사회 및 다산 개인의 삶과 연결 지어 재미나게 풀어쓴 최초의 ‘참여 작가 다산’ 연구서로써 다산의 올곧은 성품과 치열한 사회비판 의식 및 인간적인 매력뿐 아니라, 당시 조선사회가 안고 있던 각종 문제들과 시대적 한계를 음미하고 성찰할 수 있는 책이다.

  다산이 쏟아내는 ‘썩은 사회’에 대한 분노, 다산을 실학자로 만든 사회 상황, 다산이 실학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당대의 정치 환경은, 다산을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에 분개한” 깨어 있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부조리한 사회 환경과 그에 대한 예민한 자각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한 시대의 거봉’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슬픈 자각이 밀려든다. 당시의 조선 사회와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자각한다. 그동안 오랜 세월이 격동 치며 흘러갔지만, 이 땅의 민초들을 옥죄는 부조리한 정치적? 경제적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깨달음이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나라의 안위는 경제에 달렸거늘/박격포 앞에서 활이나 익히라고 꾸짖는대서야/과거가 조선을 망친다/한 자리를 오래 꿰차고 있지 못하도록 하라/당쟁 그치고 화합하세/신분과 지역 차별을 없애자/중국 간다고 건들거리지 말라’ 등이다.

  여기서 몇몇 단어들만 바꾸면, 일부는 아예 바꾸지 않아도 오늘날 우리가 껴안고 있는 문제의식과 거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점이 바로 이 책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의 출발점이자 문제의식이다. 그렇다면 다산은 이런 ‘고질적인’ 사회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았을까? 그 방법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보편적인 상식과 인간애다. 다시 목차를 보자. ‘모두 사람을 살리기 위함이다/지체 높은 자보다 가난한 자 먼저/바른말 하는 자는 천금을 주고도 못 얻는다/백성을 수고롭게 하지 말라/돈을 간직하는 최고의 방법은 나눔’ 등이다.

  다산은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궁에 머물 때에나, 신유박해에 연루되어 유배지를 떠돌 때에나 변함없이 양반지배층의 특권을 제한하고 신분제를 완화하여 양반? 천민 구분없이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고 간언한다. 관료들의 부패를 막고,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문제는 지배층의 반성과 실천이다. 그래서 다산은 쉼 없이 관찰하고, 고민하고, 반성하고, 실천할 방안을 모색한다. 감동적인 것은, 이 과정에서 다산이 언제나 힘없는 백성의 편에 섰다는 점이다. 다산은 특권을 대대손손 대물림하며 백성의 고통은 안중에 없는 양반층의 작태를 매서운 눈초리로 꾸짖지만, 저잣거리나 주변에서 마주치는 일반 백성들에겐 한없는 연민의 시선을 보내고 그들의 애환에 귀 기울이며 아파한다. 바로 이것이 다산을 읽는 감동이다.

  사람들은 흔히 개를 미천한 하등동물로 폄하시키는 것이 보편화하여 몹시 화가 나면 이성을 잃고 ‘개 대가리, 개새끼, 개 같은 놈’ 등 입에 담지 못할 비속어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아주 잘못되었다. 왜냐하면, 사실 개라는 동물은 사람보다 나은 영물어서 충견, 의견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정말 개만도 못한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독서의 계절에 전북도민일보 독자 여러분에게 이 책을 권하며 건전한 사회질서 안에서 부패한 환부를 도려내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보다 밝은 사회의 이상을 지향했으면 한다.

 안도<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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