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총선때 전북 도민이 지지해준 국민의당 소속 의원 중 일부 의원이 반대표를 던져다는 분석이 흘러나오면서 전북 정치권은 큰 혼란에 자괴감에 빠지고 있다.
현재 김 후보자 인준안 부결에는 민주당 일탈표도 있었겠지만 국민의당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김 후보자 인준안 부결 이후 “국민의당이 지금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여소야대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피력한 것이다.
국민의당 전북 정치권 인사는 12일 “도대체 안 대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갈수록 전북 민심과 다른 길을 가는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3당 연대의 결과물이다.
전북 정치권 모 인사는 국민의당의 행보와 관련,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드러난 국민의당 정체성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며 “임명동의안 결과는 과거 ‘3당 통합’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과거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의 3당 합당이 이번에는 민주당을 제외하고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연대로 재연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은 국민의당 홈페이지에 비난글이 쇄도하고 전북 의원실이 김 후보자 부결에 대한 항의성 전화와 문자를 받고 있는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가 전북 출신이라는 점도 국민의당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민의당이 전남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의 임명동의안에 대해서는 찬성하고도 헌정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헌법재판소장 임명에는 반대한 것에 대한 것이다.
실제 언론사 사이트에는 “김 후보자가 전남 출신이었다면 국민의당이 반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국민의당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정치적으로 만만한 전북을 선택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정치권은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당 소속 39명중 16-17명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찬성하고 20명이 넘는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전주갑 김광수 의원을 제외하고 전북에서는 1-2명이 정치적 소신을 이유로 반대를, 전남·광주는 5명 이상이 반대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계산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지난 20대 총선때는 ‘호남 인사 차별론’을 문재인 정부 출범후에는 ‘호남홀대론’을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그러자 정작 전북 고창 출신인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치권은 따라서 호남에 뿌리를 둔 국민의당과 안 대표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13~14일 전북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번 ‘김이수 파동’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관심을 사고 있다.
서울=전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