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불과 며칠전만해도 이곳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안내하며 최고의 찬사를 빌려 썼다. 그러다 문득, 베토벤에게도 극단적 수사(修辭)를 습관처럼 던져대는 필자자신에 쓴웃음이 났다. 평소 표현의 도가 자주 넘친다는 동료의 핀잔이 떠올랐지만 아무렴 어떠랴. 그는 신동보다 천재보다 더 한 수 위인 음악의 성인, 베토벤이 아닌가. 누군가 그의 음악에 대해 “이 곡 어때요?”라고 물어본다면, 번번이 지금처럼 구절구절 설명할 수 없으니 그저 최고라는 말만 무한 반복하지 싶다. 그러니 혹여 무성의하다 오해 마시길 바란다.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은 고전파음악을 완성하고 낭만악파로의 이행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작곡가이자 악성으로 추앙받는 위대한 음악가다. 그는 32개의 피아노곡과 16개의 현악 4중주곡, 그리고 9개의 교향곡을 발표했다. 특히 그의 피아노 소나타는 서양음악사 전반에 있어 기념비적 가치로 평가받고 있으며 피아니스트라면 꼭 넘어야 할 산과 같은 작품이자 피아노음악의 바이블(신약성서)이라 불리고 있다. 이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에 의해 개척된 소나타형식을 그만의 양식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토벤 음악이 ‘베토벤다워진’데에는 포르테피아노의 개량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포르테피아노는 지금의 피아노와 바로크 시대의 쳄발로 사이에 있는 피아노의 전신으로 정확히는 1830년대 이전 피아노를 의미한다. 외형은 쳄발로와 비슷하지만 소리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쳄발로는 잭이 현을 잡아 뜯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포르테피아노는 헤머가 액션에 의해 현을 때리는 구조로 되어 있어 소리가 훨씬 부드럽고 풍성하다. 포르테피아노는 한때 베토벤의 피아노로 불리기도 했었다. 오죽했으면 자신의 피아노 소나타에 <헤머클라비어(포르테피아노의 독일어)>란 제목까지 붙였을까. 이 거대한 곡은 난해한 작품해석과 더불어 연주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정평 나 있었다. 베토벤 자신도 이 곡이 제대로 연주되려면 족히 50년은 지나야 할 것이라 호언했지만 정확히 5년 뒤인 1823년, 기교파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가 완벽한 곡 해석과 함께 훌륭히 연주해낸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베토벤의 교향곡들은 인류의 보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의 교향곡 제3번<영웅>, 제5번<운명>, 제6번<전원>, 제7번
이봉기 피아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