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지난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한 2017년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 전망 연구결과 오는 2020년까지 약사인력 7천139명, 2025년 8천950명, 2030년 1만 742명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당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적정 규모의 보건의료 인력이 현장에 충원될 수 있도록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 관리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약대 정원 확충이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약학대학 유치를 기대해온 대학들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전국 거점 국립대학 가운데 약대가 없는 전북대와 제주대는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 중심의 약학대학 유치를 위해 약대유치추진단까지 구성해 적극적으로 힘써왔다. 그러나 복지부가 약사 인력 충원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약대 유치 작업이 낙관에 봉착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사 인력 확충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만간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겠다”는 원칙적인 답변이나 대학들의 입장은 다르다. 대학들은 복지부가 내부적으로 약사 등의 의료인력 충원을 당분간 하지 않기로 입장을 뒤집으면서 발표가 지연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복지부가 신약 개발 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득권의 입김에 휘둘려 정책 일관성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대학들의 주장대로 복지부가 기득권층의 논리에 휘둘린다면 안될 일이다. 복지부는 약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면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는 이유가 없다. 복지부는 약사를 비롯한 의료인력 수급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