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시집 ‘웃는 연습’
박성우 시집 ‘웃는 연습’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9.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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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우 시집

 “그대 웃고 있나요? 하루에 얼마나 웃으세요?”

 박성우(46) 시인은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일상을 한 편의 시로 지어낸다.

 그런 그가 메마른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찰진 언어와 정겨운 목소리로 새로운 시집을 문단에 내놨다.

 새롭게 내놓은 시집 ‘웃는 연습’(창비·8,000원)은 한국 서정 시단을 대표하는 박성우 시인만의 생동감 넘치는 곰삭은 시어들이 펼쳐져 있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중심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 먼 기억을 중심에 두고/ 둥글둥글 살아간다는 것// 무심히 젖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 ‘나이’ 전문.

 흔히 시인의 이름만으로 가슴 푸근해지는 시가 있다고 한다.

 박성우의 시가 그렇다는데, 누가 읽어도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함이 베어 있다고.

 어떠한 생명력이 몸 안에서 꿈틀거리는 그의 시 속에는 해명하거나 분석할 필요가 굳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흐르는 대로 읽고 공감하면 그뿐이다.

 문학평론가인 문신 시인은 해설에서 “박성우의 웃는 연습을 읽는 동안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들을 생각했다”며, “스며든다는 것은 어떤 틈을 발견하는 운명이고 그 틈으로 모든 것을 밀어넣는 투쟁이다”라고 밝혔다. 

 한때 대학교수이기도 했던 박 시인은 3년 만에 홀연 사직서를 내고, 지금은 자두나무 정류장과 이팝나무 우체국이 있는 외딴 강마을에서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시인이 한가롭게 유유자적한 것은 아니다.

 늘 삶의 모퉁이에서 감지되는 기척에도 귀를 기울이며,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과 순정한 마음을 놓지 않는다.

 그러한 면모는 그의 작품 안에도 녹아 있다.

 “제1차 촛불, 10월 29일 청계광장/ 304낭독회에 목소리 보태러 갔다가/ 몇발짝 걸음을 보태, 촛불로 향했다…헌재 탄핵 가결, 나쁜 대통령 즉각 구속…/ 딸애에게 줄 새해 선물 목록을 써보았다”- ‘수첩에는 수첩’ 중에서.

 박준 시인은 “대학의 교수직을 던지고 다른 걸음을 만드는 그를 그냥 시인이라고 불러도 될까”라면서, “시인이 아니라면 또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다른 사람을 제 안에 들여 울다 가라고 권하기도 하며 여전히 새로운 시의 길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한편, 박성우 시인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지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거미’로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동안 박 시인은 만해 문학상과 신동엽 문학상, 윤동주 젊은작가상 등을 받았으며, 주요 시집으로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등을 펴내기도 했다.

 아울러, 동시집 ‘불량 꽃게’, ‘우리 집 한 바퀴’, ‘동물학교 한 바퀴’ 등이 있으며, 청소년 시집 ‘난 빨강’, ‘사과가 필요해’ 등이 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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