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과 잼버리
새만금과 잼버리
  • 황 현
  • 승인 2017.08.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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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새벽,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 2023년 세계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확정된 순간 느꼈던 벅찬 감동은 10여 일이 지난 지금도 가시질 않는다.

 “코리아, 새만금”에 필자는 물론 송하진 도지사와 이주영 유치위원장,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은 환호했다. 그 순간 한국인이라는 사실과 전북도민인 것이 자랑스러웠다.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는 세계 속에 전북, 동북아시아와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 ‘전북의 시대’를 열어 갈 수 있는 포문을 열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세계 각국이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목적은 개최국 및 도시의 지위향상, 정치·경제적 효과, 인적교류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국가 이미지 홍보와 관광객 대량 유치 등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파급효과 역시 크다.

 4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잼버리는 민족과 문화 그리고 정치적인 이념을 초월하여 국제 이해와 우애를 다지는 스카우트의 세계적 단위의 야영대회다. 청소년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참가자들은 12일간 전액 자부담으로 체류하면서 경험하고 소비한다.

 앞서 지난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세계잼버리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133개국, 1만9천여 명이 참가해 88서울올림픽과 함께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특히 도로 확포장 등 지역 개발이 앞당겨지고 자연자원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는 새만금이다. 2023년 새만금에서 열릴 세계 잼버리는 강원도 고성 개최 이후 32년 만이다. 167개국 5만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추정돼 그 규모도 역대 최대다. 앞으로 6년 뒤에 열리는 이 대회는 1,198억원(전북 755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098명(전북 812명)의 고용, 265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잼버리 새만금 개최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고인돌과 백제문화 등 세계문화유산을 비롯한 문화적 자산을 세계 청소년들이 체험함으로써 한류 문화 콘텐츠를 통한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과 유무형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필자는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는 이러한 유무형적 가치 외에 정권으로부터 소외됐던 전북발전의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행사는 새만금 내부개발을 앞당기는 촉매제도 될 수 있다. 국제행사를 성공리에 치르기 위해서는 새만금개발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에서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간접자본시설(SOC)을 문재인 정부에서 속도감 있게 구축할 수 있는 동력도 확보했다.

 아울러 전북도가 현재 정부 관련 부처와 밀도 있게 추진 중인 새만금공항, 철도, 도로 등 SOC 조기 구축 역시 탄력이 붙고 새만금 사업의 개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만금사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관건이다. 이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바로 예산 때문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국비 11조1,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투자된 금액은 4조4,100억 원에 불과했던 것은 이를 방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청소년들의 야영대회 개최지가 새만금으로 결정됐다. 이에 내년도 새만금사업 관련 예산확보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개펄에서 국제행사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후속 절차가 시급히 뒤따라야 한다. 대회 조직위 구성과 잼버리 성공개최 지원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국비 지원의 근거도 마련돼야 한다. 이번이 절호의 기회다. 문재인 대통령도 유치를 축하하며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정부부처에 적극 지원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새만금개발사업과 대규모 국제행사 성공개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기반시설, 야영지 정비, 교통망 구축 등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좋은 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묵묵히 목표를 향하여 한 걸음씩 내딛으면서 좋은 옥을 완성해야 한다. 세계잼버리 새만금 유치는 단순한 잼버리대회가 아닌 전북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황현<전라북도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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