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효근 시집 ‘꽃 아닌 것 없다’
복효근 시집 ‘꽃 아닌 것 없다’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8.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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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生)과 사(死)를 한 줄기 빛으로 요약해버리는 어느 별의 자서전.

 복효근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꽃 아닌 것 없다’(천년의 시작·9,000원)가 최근 출간됐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슬픔이 아닌 꽃은 없다// 그러니/ 꽃이 아닌 슬픔은 없다// 눈물 닦고 보라/ 꽃 아닌 것은 없다”- ‘꽃 아닌 것 없다’ 중에서.

 이번 시집의 주된 특징은 시가 짧다는 점이다.

 시집에 실린 시는 모두 80여 편.

 모두 1행에서부터 10행을 넘지 않는 시편들만 골라서 엮었다.

 복효근 시인은 10여 년 전 ‘작은 시앗 채송화’라는 동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채송화 시 동인은 어제 오늘날 시들이 산문화 경향을 보이면서 느슨해지고 긴장미가 떨어지며, 또한 난해한 시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바로 짧고 탄탄한 언어 구조 속에 그림이 있고 이야기가 있으며, 가락이 있는 시 창작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이렇게 지난 10년 동안 시인이 동인활동을 하면서 쓴 시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경호 평론가는 “복효근 시인이 언어의 체적을 줄이기 위하여 동원하는 속성을 정서와 사유의 도끼질로 설명하면서 동양화의 필법 중 하나인 ‘부벽준’에 비유하고 있다”면서, “도끼나 나무를 찍었을 때의 자국으로 바위나 절벽을 그려내는 붓질을 일컫는데 사소하거나 장식적인 것들을 제거하고 골격을 힘차게 그려내는 느낌을 안겨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집을 통해 보여준 시인의 시적 세계를 간절함의 미학이라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복효근 시인은 1991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와 ‘따뜻한 외면’, 청소년 시집 ‘운동장 편지’ 등을 다수 펴낸 바 있다.

 최근에는 그의 네 번째 시집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을 재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남원 송동중학교에 근무하고 있으며, 제2회 신석정 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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