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지키며 혁신으로 제3의 길을 걸어나가자
가치를 지키며 혁신으로 제3의 길을 걸어나가자
  • 김관영
  • 승인 2017.08.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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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안철수가 존립기반마저 흔들렸던 당을 살릴 수 있을까? 국민의당은 지난 8.27 당 대표로 안철수 후보를 선출했다. 대선패배 이후 110일만이다. 당원들은 결선투표 없는 과반으로 안철수 후보를 당 대표로 받아들였다. 안 대표는 출마 당시 “심장이 정지돼 쓰러진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는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수 있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제2창당의길, 단단한 대안야당의 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절박감이 묻어난다. 그러나 말의 성찬이어서는 곤란하다.

 안 대표는 제보조작사건으로 실추된 국민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통합과 화합이 우선이다. 안철수 대표가 결선투표 없이 과반득표로 당선은 되었지만 정동영, 천정배 후보의 지지율이 45%에 육박한 만큼 경쟁자들을 아우르고 당을 화합해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동욕자승(同欲者勝)이라는 성어를 인용하며 “제가 부족한 것은 사과하고 마음으로 노력하겠다. 하나로 똘똘 뭉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힌 것은 잘한 일이다.

 당의 정체성 극복과 이를 통한 위상강화도 시급한 과제다. 당을 살려내야 한다는 절박함과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참패 위기감이 안 대표에게 다시 기회를 줬지만, 당원과 국민들께 민생제일정당, 제대로 된 정책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미래는 없다. 안 대표 역시 “국민의당은 배타적인 좌측 진영이나 수구적인 우측진영에 매몰되지 않는 실천적 중도개혁 정당의 정체성을 확립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튼튼하게 되살아나 좌우 양대 정당의 기득권 부활을 막고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한 만큼, 이를 위한 끊임없는 성찰과 담금질이 필요하다. 대선패배에 대한 진중한 자기반성과 성찰도 필요하다. 그리고 진정한 중도의 길을 걸으며 강력한 야당의 정체성도 보여주어야 한다. 당을 혁신해 국민을 제대로 모셔야 한다. 국회에서 균형잡힌 건강한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바닥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도 회복해 낼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당을 제3정당으로 만들어 줬다. 정당의 이익을 좇는 양당제의 폐해를 극복해 내고 민생제일,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라는 요청에서였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현재 국민적 요구를 수용해 내지 못하고 있다.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의당은 한국정치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한겨레도 칼럼에서 국민의당의 존재 이유에 대해 “40석의 캐스팅 보트의 위력은 대단하다. 촛불정신을 살려 새로운 대한민국을 살리는 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당이 갖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과거 양당제였다면 탄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국민의당이 존재했기에 탄핵도, 정권교체도 가능했다. 안 대표가 목표로 삼은 다당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과 정책, 정치 행태 등 모든 면에서 차별성과 참신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실천이다. 국민의당에 혁명을 넘어선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대안정당, 민생정당, 생산적인 정당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고단한 과정을 겸손의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 화합의 리더십으로 극복해 나갈 때 비로소 내년 지방선거도 돌파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안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당 전체 구성원들이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단단한 대안야당의 길로 과감하게 나서주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굳건한 가치를 지키며 혁신으로 제3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길, 그 길에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김관영<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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