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한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지려나
냉랭한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지려나
  • 정병수
  • 승인 2017.08.28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지난 15일 광복 72주년을 보내고, 이제 29일 경술국치일을 맞는다. 이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이웃 일본과 관계되어 있는 날들이다.

  우리는 이 비통한 역사적 기념일을 맞으면서 다시금 오늘의 한일관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의 말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과연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냉랭한 한일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그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21세기 오늘의 이 변화의 시대에 있어서 과연 희망적인 한일관계가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인가? 특히 지난 5월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한일 외교정책이 어떻게 전개되어 어떤 상황이 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간다. 이에 대한 정확한 해답이 될 수 없겠지만, 나름대로 몇가지 사항을 짚어보고자 한다.

  한일관계는 과거 삼국시대부터, 고려말 왜구의 침입, 조선시대의 삼포왜란과 임진왜란 등으로 아주 안좋은 관계가 되었다. 이어 구한말 강화도조약으로 다시 시작해 을사늑약 등을 거쳐 1910년 8월29일 결국 한일강제합병으로 인한 식민지통치로 반일감정은 극에 달하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삼국시대 백제가 선진문물을 일본에 전수해주는 등 선린관계를 이룬 때도 있었다.

  이어 8.15 광복이후 한국은 정서상의 이유와 필요성에 따라서 일본문화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게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 정권부터 일본문화개방이 단계적으로 시행되어 민간차원의 문화교류 등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양국정부의 외교관계는 냉랭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독도문제와 교과서왜곡문제,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국사회의 반일감정은 극도로 악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과거와 현재, 또는 싫든 좋든, 한국과 일본은 바로 옆에 있는 이웃 나라이기에 싸우며 가거나 웃으며 가거나 어쨌든 살을 맞대고 가야할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양국간 상당부분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음을 직시하고, 그를 잘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선린외교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서브컬쳐 문화가 한국사회에 두껍게 형성되어 있으며, 일본 역시 한국영화나 음식, 음약 등 한류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최대 수입국이 한국이며, 한국가수들에게 제일 열광하는 나라가 일본이기도 하다.

  또한 경제부문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상당히 밀착되어 있는 실정이다. 전자산업등 주력산업이 상당부분 겹쳐 경쟁관계가 되기도 하지만,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은 얼키고 설켜있어 당장 한일관계가 끊기면 양국 모두 큰 타격을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광산업에서도 한일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을 가장 많이 찾는 관광객은 한국인이고, 엔화가 강세이던 시절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관광객은 일본인이기도 했던 것처럼 가장 왕래가 많은 양국의 현실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표방한 ‘경제제일주의’에 주목해 한일관계에 있어 협력관계를 모색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인공지능(AI)등 세계적 4차산업혁명의 진전에 있어 일본은 중국에 맞서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군사 및 항공우주산업분야에서도 협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사이버 보안분야에서 북한의 위협이 높아진 상황에서 양국은 정보, 기술, 인재등 다방면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일제징용공 문제에 대해 “양국간 합의에도 피해자 개인이 상대 회사에 가지는 민사적 권리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한국의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의 판례”라고 답한 것을 놓고 한일관계의 새로운 불씨가 될 것이라는 일본측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관계에 있어 역사문제와 경제안보문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정책을 지향하고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1993년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했던 ‘고노 담화’의 주역인 고노 요헤이 전 관방상의 아들 고노 다로가 최근 일본의 새 외무상에 발탁되기도 했는데, 향후 한일 양국이 역사적 쟁점문제 및 협력문제 논의과정에서, 어떻게 이 얽혀진 한일관계의 실타래가 풀리게 될지 주목하게 되고, 진정 잘 풀어나가길 기대해본다.

정병수(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UPF 전북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