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도시
사람과 도시
  • 박종완
  • 승인 2017.08.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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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시골에서 방학이면 서울에 사는 친척집에 한번 올라가려면 부모님께 떼를 써서 겨우 승낙을 받았다.

 친척집에 주려고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여러 개의 짐 보따리를 챙겨 부모님과 함께 작은 간이역까지 지나치지 않는 완행열차를 타고 밤새 달려 이른 아침 출근 시간쯤이면 서울역에 도착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은 생전 보지 못한 신천지가 아닐 수 없었다.

 어린 마음에 출발할 때의 설렘은 도착과 동시에 놀라움으로 변했고 길지는 않지만 머무는 동안에는 신기함으로 다가왔던 것이 어릴적 대도시의 잔상이다.

 지금의 도회지는 많이도 변했다. 발전과 변화의 속도가 인간의 감성의 척도를 따를 수 없고 거대 자본의 이동 축에 따라 변하고 있으며 과거 속에서 한치앞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신도심과 구도심으로 양분되고 보다 빨리, 보다 멀리를 추구하는 도시개방 논리에 도심전체가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도심은 팽창할 수밖에 없고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가지는 실정으로 체계적인 도시계획과 사람과 자연을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도시공간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생태도시계획을 2년 전부터 시민 참여로 계획하고 실현하는 전주시의 참모습을 지면을 통해 보았을 것이다.

 이런 지자체의 노력은 도시민과 같이 공생하며 순기능의 조화로움을 만들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우리 고장은 정성과 인정이 가득하고 맛있는 먹을거리와 예전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고 도심 속에 공존하는 한옥마을은 관광객이 많이 찾아 와서 경제적인 측면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렇듯 풍패지향의 고장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뭔가를 각인시켜야 다시 찾아올 것이다.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스위스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세계 제일의 복지국가의 선진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특이한 사항이 두 가지가 있어 마음속으로 카피했었다.

 이면도로의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한 사람이든 여러 명이든 서 있으면 차량은 우선 멈춰 서 보행자가 길을 다 건너서 반대쪽 인도에 올라설 때까지 기다리는 배려와 건널 목적이 아니더라도 횡단보도 앞에 서 있으면 경적소리 한번 울리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에 미안함과 사람을 배려하는 참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었다.

 또한 2차선 신호등에도 멈춤 스위치가 부착되어 언제든지 기능을 할 수 있게 됨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여러 가지 도시 기능이 있겠지만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실예가 아닌가 싶었다.

 우리나라 학교주변은 ‘스쿨존’이라고 하여 많은 안전시설과 표지판, 차선 등의 표식들이 있고 등하교 시간에는 녹색어머니회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돌보미 역할을 하면서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애쓰는 모습을 보곤 한다.

 주말에 한옥마을 주변은 많은 관광객들로 일부 구간은 교통통제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도 이번 스위스 방문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운전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인데, 감히 제안하고 싶다.

 어떤 것을 고치고 만들고 치장하는 환경개선이야말로 관광객 유치 일환으로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초대받은 손님에게는 산해진미의 진수성찬도 중요하지만 정성어린 마음과 행동으로 대접한다면 인격적으로 존경심이 나올 것이다.

 전주에 가면 횡단보도 앞에서 사람 대접받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운전습관을 바꾸자고 마음깊이 목소리를 내어 본다.

 한옥과 음식도 좋지만 도로 운전예절도 전주를 상징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바람이다.

 조동하님의 시 “나 하나 꽃이 되어”처럼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고 나도 바꾸고 우리 시민 모두가 바꾸어 전주에 가면 사람 대접받았다는 관광객들의 칭송이 자자해 다시 찾고 싶은 정 많고 참다운 온고을을 상상해본다.

 박종완<계성 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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