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 문학의 정수 ‘홍석영 단편 전집’ 출간
원광 문학의 정수 ‘홍석영 단편 전집’ 출간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8.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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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영

모악은 최근 ‘홍석영 단편 전집’(모악·50,000원)을 새로 출간하고 세상에 공개했다.

 전북 익산 출신으로 후학들에게 국문학을 가르치며 소설 쓰기에 몰두한 작가 홍석영.

 이번 전집에는 그가 평생 동안 쓴 49편의 단편소설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야말로 작가 정신이자 장인의 정신으로 난폭한 현대사를 거쳐 온 삶들을 응시하며 ‘홍석영 문학’만의 특별함이 엿보인다.

 아울러 윤흥길, 박범신, 양귀자를 길러낸 작가 홍석영의 전 생애를 담은 소설집으로 의미가 깊다.

 평생 동안 고향 전북을 지키며 소설을 써온 작가 홍석영은 소설가 하근찬, 시인 신동엽 등과 문학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원광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있으면서, 최기인 등 한국 문단의 굵직한 작가들도 길러냈다.

 거의 60년에 이르는 ‘홍석영 문학’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거치면서 지금껏 도달한 것이다.

 “내가 처음 문학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다. 그때 큰집에 하숙하고 있던 ‘노부하라’라는 일본인 선생이 방학을 맞아 고향에 갔다가 선물로 시집 2권을 사주었다. (중략) 그리고 일제 강점기인 1944년에 전주 사범학교에 들어갔고 해방 이듬해에 시인 김해강 선생님의 지도 아래 교지 ‘태양’을 발간했는데 창간호에 처음으로 시를 발표했고, 이후 왕성하게 습작하여 시집 한 권이 됨 즉한 시작을 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처럼 홍석영 문학의 발아(發芽)는 그렇게 됐다고 한다.

▲ 홍석영 단편 전집

 작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들이닥치는 피할 수 없는 불행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붕괴시키는지 끝까지 주목했고, 그 이야기를 일상의 서사로 풀어내면서 홍석영 문학만의 독특함도 견지해 나갔다.

 새로 공개된 ‘홍석영 단편 전집’은 원광대학교 출신 소설가 모임인 원광소설가족이 스승의 미수(米壽)를 기념하기 위해서 펴낸 책이기도 하다.

 원광소설가족은 30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할 만큼 스승과 제자들의 사이가 돈독하다고.

 해마다 두 차례씩 스승과 제자가 동행하여 만남을 지속해온 원광소설가족 회원들이 엮어낸 ‘홍석영 단편 전집’은, 작가 홍석영이 익히 알려진 대로 원광 문학 사단의 중심에 서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북지역의 한계를 넘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친 수많은 시인과 소설가들을 배출한 원광대학교에서 작가 홍석영의 자리는 넓고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가족에게서 그의 자리는 크고도 넓다.

 전집 속에는 ‘미수를 맞으신 아버지께’란 글을 통해 홍지화 소설가가 “(아버지의) 가장 좋은 것, 성실을 물려주심에 감사드린다”고 고백했다.

 “칠십 평생을 진실하고 한결 같은 작가로 살아오신 아버지의 곧은 일생에 자식으로서, 아직 장닭이 되지 못한 병아리 작가로서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이렇듯 글귀에서 성실을 걸려내면 빈 껍질만 남게 될 것이라고 자신의 작가 아버지 구십 평생을 응원하며, 성실이 가장 큰 자산이었고 무기였던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딸의 이야기가 전집의 정수(精髓)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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