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 시인, 4년만에 2권 상재
박남준 시인, 4년만에 2권 상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8.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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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 ‘박남준 시선집’

세상의 깊이를 간직한 눈으로 지리산에 살면서 오랜 벗들과 꾸준하게 소통해온 박남준 시인이 4년 만에 산문집과 그동안 써온 시편에서 61편을 골라 시선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산문집 ‘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한겨례출판·1만3,000원)’는 전주 모악산에서 지리산 자락 악양 동매리로 이사해 14년 동안 살아온 시인의 편지이기도 하고, 산문이기도 하며, 때론 시, 일종의 일기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인터넷카페 ‘박남준 시인의 악양편지’에 10년 넘게 글을 쓰면서 오랜 벗들, 후배들과 함께 꾸준히 소통을 해왔다.

 그렇게 세상에 빛을 보게된 산문집에는 너무나도 풍족한 악양표 소박한 삶의 이야기들이 마치 선물처럼 담겨 있다.

 지리산 자락 마을의 이야기인 만큼 자연이 주요 소재로, 그중에서도 꽃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사시사철 꽃을 통해 느낀 변화와 생명의 기운을 벗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시인의 마음씀씀이를 느낄 수 있다.

 또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을 통한 인생에 대한 성찰의 시선을 갖게 됨은 물론, 악양의 좋은 햇볕과 바람, 새소리와 풍경소리를 맛보면서 보내는 사계절의 풍경은 따사롭다. 몇 가지 찬으로 차린 밥상을 받아든 그 시간에 빗소리와 새소리를 벗 삼으니 ‘혼밥’은 없다.

 그런가 하면, 시인은 초기 시집에서 근작까지 자신이 거쳐온 길에서 정성껏 고른 시들을 한 권에 담아 ‘박남준 시선집(펄북스·1만원)도 펴냈다.

 1990년 첫 시집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를 출간한 후 그의 시작 생활도 어언 30여 년에 접어든 지금. 그동안 시선집이라고 하면 손을 휘휘 저으며 되돌려 보내고 했던 시인이 이번에 마음이 돌아선 것은 한 번 즈음은 되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던 탓일 터다. 인생의 큰 수레바퀴를 한 바퀴 돌아 갑년(甲年)을 맞은 특별한 해이니 뜻깊다. 시인은 초기 작품을 일부 손질하고 표지 그림은 직접 그렸다.

 시인은 시선집의 첫 페이지에 “의식이 살아있는 한, 아니 내가 쓰러져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되어 인식할 수 없는 공간에 있을지라도 시를 쓸 것이라고 우기고 싶다. 시를 짓고 그 시의 집이 되어준 생명들과 만나며 집의 안과 밖에서 행복하다. 그 생명들께 큰 절을 올린다”고 썼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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