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여성과 만나다 ‘아시아현대미술전’
미술, 여성과 만나다 ‘아시아현대미술전’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8.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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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여성 미술의 영역은 단지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미술로 정의되지 않는다. 이것이 곧 보다 정직하게 여성 미술을 깊숙하게 들여다 봐야 할 이유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은 올해까지 세 번째 아시아현대미술전으로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9월 1일부터 12월 3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아시아권 10개국 24명의 여성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총 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전시의 경우 예년 보다 참가 규모는 다소 줄었으나, 급변하는 아시아권 현대 사회 속에서 ‘여성이 무엇인가’라는 물음 속에서 그 변화를 갈망하고 자기 실현의 욕구가 강렬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권 특유의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 사이의 커다란 간격도 그 소용돌이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아시아현대미술전을 통해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주목시키는 이유는, 해방 이후 한국 사회가 겪어왔던 문제들이 아시아 전반적 상황과 유사하고 그 갈등과 진통은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모순과 갈등 그리고 아픔 속에서도 아시아권 현대 사회는 급속도로 변모하고 성장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여성 작가들 역시 다양한 문제의식들을 성숙하게 독자적인 방식으로 드러내놓고 있다.

 단지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것을 넘어선 문제들이 개별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정직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여성미술을 무엇을 말하는지 접근해서 볼 필요가 있는 시점에 전북도립미술관의 시도는 아시아 현대 미술, 그것이 던져주는 시대의 화두에서 우리가 사는 현실의 문제가 존재하고 우리가 나갈 길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여성성의 독보적인 관찰과 암시, 그것은 남성으로 살다가 여성으로 변모해서 그 신체적, 정서적 변화를 예술적으로 38개의 사진에 담은 경우도 있고, 머리카락으로 뒤 덮인 침대를 통해서 자기 자신 그 이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암으로 투병하다가 얼마 전 타계한 우리나라 여성 화가가 그려낸 그림 속에는 꿈과 눈물, 한국성 등이 얼룩져 있다.

 또 다르게는 베이징의 섹스 워커들이 마치 전투에 임하는 병사처럼 화장실 공간에서 준비하는 과정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라든지, 레스비언 작가로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을 스스로 누드가 되어 만든 비디오 퍼포먼스 같은 경우도 현대 사회의 성에 관한 관심사를 극적으로 노출시킨다.

 한편, 개막 다음 날인 9월 2일 하루 동안에는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국제여성미술컨퍼런스’가 열린다.

 이날 컨퍼런스의 주제는 ‘우리에게 아시아 여성미술은 무엇인가?’로 정했으며, 동시통역으로 중국과 터키, 대만,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미술계 인사들이 참여해 진행된다.

 바이시 중국 시안미술관 부관장을 비롯해 레만 세브다 터키 여성 미술가, 윤석남 여성 미술가, 부블리 바르나 방글라데시 여성 미술가 등 4명이 나서서 발제가 이뤄지며 궈 전(중국), 황하이신(대만), 제이즐 크리스틴(필리핀), 우리나라의 이하윤, 고보연 등 5명의 작가들이 사례 발표를 펼칠 예정이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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