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주의 음악 시대를 완성한 교향곡의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고전주의 음악 시대를 완성한 교향곡의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 이봉기
  • 승인 2017.08.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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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기의 클래식 칼럼
18~19세기를 음악사학자들은 고전주의 음악과 낭만주의 음악으로 구분 짖는다. 이 두 음악적 트렌드는 지금까지 인류에게 가장 큰 예술적 가치를 주는 음악으로 소개되고 있다. 본디 고전주의 음악은 모드가 단순 명쾌하고 무엇보다 선율과 화성에 군더더기가 없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형식과 기교를 중시하는 고전주의 음악은 1750년경부터 1810년경까지 주로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발전한 사조(思潮)로 사실상 50년 동안의 음악 조류라 할 수 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음악가로는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을 들 수 있다. 특히 이번 클래식 칼럼에 소개할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은 소나타 형식과 악기 편성법을 확립한 천재 음악가이자 고전주의 시대를 이끈 위대한 음악가이다. 평론가들은 그를 가리켜 ‘심포니의 아버지’, ‘현악 사중주의 아버지’ 그리고 심지어 ‘소나타의 아버지’라는 표현으로 칭하고 있다.

하이든이 태어난 1730년대 유럽은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혼란한 시기였으며 어린 하이든 역시 어렵고 궁핍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의 국경지역인 로라우(Rohrau)에서 마차 수리공으로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살림은 늘 부족한 형편이었다. 그는 자신의 첫째 아들인 하이든이 일찍이 음악적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친척이자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프랑크의 집으로 입양 보내게 되는데 이는 사실상 어린 하이든이 아버지와 영원히 이별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요즘 말로 12형제의 가난한 집 장남이 여유 있는 친척 집에 양자로 팔려간 것이다. 이후 하이든은 수양아저씨 프랑크의 지원(사실은 빨래 등 집안일까지 떠맡아야 하는 더부살이 신세)으로 교회합창과 하프시코드, 바이올린 등을 배우는 음악인으로 성장해간다. 1752년에는 당시 유명한 이탈리아 음악가 니콜라 포르포라에게 첫 작곡 수업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곡가로 입신(立身) 할 결심을 하게 되고 이때부터 초기 고전주의 작품들의 악보를 사보해 연구하는 등 이론 기반을 강화하면서 오페라 등의 작품을 내놓기 시작한다. 이후 하이든의 관심은 오라토리오(종교적 극음악)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때마침 영국 런던에서 들은 헨델의 ‘메시아’공연이 그에게 엄청난 자극이 되고 결국 1798년 완성한 ‘천지창조’의 초연은 작곡가로서 대성공을 거두며 덕분에 충족된 만연을 보내게 된다. 1808년 3월 27일 하이든은 자신이 만든 곡들로 연주되는 음악회에 참석한다. 마지막곡인 ‘천지창조’의 합주가 끝나고 뒤이어 청중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하자 하이든은 두 손을 무대 위쪽 하늘을 가리키며 “나에게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저 위로부터 모든 것이 나왔습니다.”라고 말한 일화에 비추어 평소 그의 종교적 신념과 내면적 성품을 짐작할 수 있다.

 하이든에게 가장 큰 음악적 공적은 소나타 양식에 바탕을 둔 고전적 기악 형식의 완성에 있다. 필자는 10대 시절, 하이든이 작곡한 여러 곡의 소나타를 공부했었다. 그땐 곡의 의미나 뜻은 뒤로한 채 그저 열심히 건반만 쳤다. 세월이 흐르고 음악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부터 하이든의 교향곡이나 관현악곡, 현악 4중주, 오라토리오 등의 곡들을 접하면서 비로써 바로크와 고전주의 음악에 대한 문이 열였다. 한편 하이든이 확립한 고전파의 기악 양식은 그 후 오랜 생명을 유지하며 음악사 발전의 중추를 이루었고 그의 음악적 자양분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에게 전수되어 이후 낭만주의 음악으로 길을 열어준 영원한 악성(樂聖)으로 남게 된다.

이봉기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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