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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이 남긴 교훈
황의영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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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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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생산 된 계란에서 금지된 살충제가 검출되거나 허용기준치 이상으로 살충제가 검출된 계란 농장이 49개인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8월14일 살충제 계란이 확인된 이후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산란계 농장 1,239개소를 모두 출하 중지시키고 전수 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농장들 가운데 31곳이 친환경농장, 18곳이 일반농장이었다. 기준치 미만이기는 하지만 농약이 검출된 친환경인증 농가가 68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 농장들 중에는 가축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이 검출된 농장이 8곳, 허용된 살충제지만 기준치를 넘는 곳이 37곳, 금지 살충제인 플루페녹수론 2곳, 에톡사졸과 피리다벤이 나온 농장이 각각 1개소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수 검사과정에서 시료채취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121개 농장을 재조사한 결과 2개소에서 살충제가 검출되기도 했다. 부적합 농장의 계란은 전량 회수하여 폐기조치 한다고 한다.

 이번 계란 파동을 겪으면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친환경인증’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운영에 문제가 많고 농가의 도덕적해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환경 인증을 맡은 민간기관에 감독관청인 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 출신들이 상당수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과 사후관리과정에서 업무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는 농약을 사용하면 안 되는데도 농약을 사용했다. 살충제가 검출된 49개 농장 중에서 ‘해썹’을 획득한 농장이 29곳(5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썹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부여하는데, 식품 원료부터 제조·가공·보존·유통·조리단계까지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생산·유통단계에서 살충제를 걸러내지 못했으니 엉터리인증이 되고 말았다. 정부가 친환경인증제도와 해쌉제도를 운영하는 목적은 국민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지 생산자에게 비싸게 팔아도 된다는 허가증을 내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계란을 생산하는 1,239개 농장 중에서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장이 전체 63%인 780개나 된다고 한다. 이는 친환경인증제도가 남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생각하기로 ‘친환경 인증 계란’은 닭장에 닭을 놓아 기르며 닭장이나 닭에 농약은 뿌리지 않고 항생제를 먹이지 않으며 사료도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작물로 제조한 것으로만 사육하는 닭이 낳은 알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기꺼이 일반 계란보다 40~50% 더 비싸게 사먹었다. 이번에 보니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속아 왔다는 배신감에 더욱 분노하는 것 같다. 더더욱 살충제가 나온 농장주들은 정직하지 못했다. “살포해서는 안 되는 약인 줄 몰랐다” “다른 농장에서 살포하기에 나도 살포했다” “농약상이 괜찮다고 해서 사다 썼다”라고 하는 등 솔직한 시인이나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는커녕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산란계농장은 대다수가 수만에서 수십만 수를 사육하는 기업농이며 대농이다. 몰랐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관리감독을 해야 할 정부도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계란 유통과정을 추적할 수 없다고 한다. 친환경인증제도를 철저하게 관리·운영하지 못하고 민간에 위탁하여 적당히 운영해왔던 것 같다. 더더구나 관리감독 기관의 퇴직자들이 위탁기관을 운영하거나 그곳에 근무하고 있으니 이들 전관들 때문에 업무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던 것 같다. 생산은 농림축산부가 가공·유통·소비단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원화 돼있어 유기적인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 같다.

 다행히 49개 살충제 농장 이외의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즉시 출하가 허용됐다고 하니 공급부족으로 인한 파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매장에서 판매되는 계란은 살충제와 전혀 무관한 것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계란을 애용해주시길 바란다. 이번 계란 파동은 일부 농가의 그릇된 판단과 정부의 정책 운영·관리 부실이 함께 빚어낸 참사다. 이번 파동을 교훈삼아 앞으로는 국민들에게 더욱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농가는 안전한 계란을 생산하는데 진력하고 정부는 제도의 운영과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한 단계 더 나아가 A4용지보다도 더 작은 면적의 비좁은 케이지에서 닭을 사육하는 방법을 어떻게 해서든지 개선하는 전기로 삼았으면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쳐보자.

 황의영<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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