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청년들 ‘가난한 취미’ 유행
불황 속 청년들 ‘가난한 취미’ 유행
  • 임덕룡 기자
  • 승인 2017.08.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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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과 취업난 속 청년들 사이에서 적은 비용으로 스트레스 푸는 ‘가난한 취미’가 유행하고 있다.

 주머니사정이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지만 인형 뽑기 방, 동전노래방에서는 단돈 천 원이면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은 돈으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인형 뽑기 방과 동전노래방은 팍팍한 삶에 지친 청년들에게 잠시나마 안식처가 역할을 하고 있다.

 18일 오후 8시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학교 구정문 거리.

 해당 거리는 금요일 저녁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거리 중심에 위치한 인형 뽑기 방은 20대 이상의 기계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인형 뽑기 방 기계 내 다양한 인형들에 관심을 가지고 자연스레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들렀다.

 인형 뽑기 방을 찾은 손님 대부분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들로, 이들은 천 원짜리 지폐를 넣고 주어진 두 번의 기회를 살리려 온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쉴 새 없이 동전을 넣으며 승부욕을 불태우던 한 대학생은 수차례 실패 끝에 결국 인형을 뽑자 환호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이곳에서 인형 뽑기를 하던 이모(29) 씨는“인형을 뽑을 때 손맛이 짜릿해 요즘 새로운 취미로 삼고 있다”며 “적은 금액임에도 큰 만족감을 얻어간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해당 거리에 위치한 동전노래방. 동전노래방은 ‘두 곡에 500원’이라는 문구와 함께 손님을 맞이했다.

 혼자 온 손님부터 삼삼오오 짝을 이룬 대학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동전노래방을 찾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한 여성일행은 1평 남짓한 부스에 4명이 겨우 들어갔음에도 불편한 기색 없이 노래를 부르기 바빴다. 노래가 부족한 손님들은 각자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원하는 만큼 곡을 추가했다. 학생들은 동전과 맞바꾼 노래 한 곡에 그날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해소하는 모습이었다.

 친구들과 동전노래방을 찾은 송모(22·여) 씨는“요즘 동전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싶은데, 이곳에서는 적은 돈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시내 동전노래방은 지난해 14곳에서 올해 현재 33곳, 인형 뽑기 방은 27곳에서 61곳으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임덕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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