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2주년 광복절 기념 특별좌담회
광복 72주년 광복절 기념 특별좌담회
  • 기획취재팀
  • 승인 2017.08.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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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항일운동가 魂 되살린다> (7)

 광복 72주년을 맞은 2017년 오늘. 전북도민일보는 올 들어 일제의 폭압에도 굴하지 않고 나라와 주권을 되찾기 위해 일생을 바친 전북출신 항일운동가들의 혼(魂)을 되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목숨까지 기꺼이 바쳐 항일운동을 펼쳤음에도 오늘날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채 과거에 묻혀져 가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의 의식 속에서 잊혀져 간 이들의 고귀한 넋을 달래고, 업적을 되살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 시국에서 국가의 중요성을 되새기고자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 광복 특별좌담회를 가졌다.


 ▲참석자

 이강안(광복회 전북지부장)
 변주승(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장)
 이동희(전주역사박물관장)
 윤상원(전북대 사학과 교수/전라문화연구소장)
 홍성덕(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사회 : 한성천(전북도민일보 부국장)

 ▲일시·장소 : 2017년 8월 14일(월) 10시30분 전주역사박물관

 

 #. 광복절보다는 독립기념일이 적합

 ▲ 한성천 : 북한 김정은이 미사일 실험을 거듭하고 있어 국제사회에 핵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가관과 안보관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라를 잃은 슬픔을 겪었고 극복해냈습니다. 그간 항일운동사를 연구해온 학자로서,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72주년을 맞는 광복절에 대한 느낌이 남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이강안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광복되었음을 기억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상당수 자치단체는 3.1절 기념식이나 광복절 경축행사도 않고 넘어갑니다. 우리의 정신은 어디로 가는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변주승 : 항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부각하고 그 전통을 계승할 때 오늘날 남북 갈등을 극복하고 분단을 넘어 통일로 나아가는 초석을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희 : 광복이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광복군을 비롯해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전개해 조선의 존재감과 독립의 당위성을 피력한 것이 연합국 승리 후 조선의 독립을 끌어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윤상원 : 8월 15일이 독립기념일이 되지 못하고 광복절이 되었다는 점은 사실 우리에게 매우 슬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8월 15일은 엄격히 말해 일본 제국주의가 패망한 날, 즉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항복을 선언한 날입니다. 우리가 따로 독립기념일을 제정하지 못하고 일제의 패망일을 광복절로 기념하는 이유는 우리의 독립을 우리의 손으로 쟁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재적 의미에서 72주년을 맞이하는 광복절이 진정한 독립기념일이 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홍성덕 : 우리는 아직도 친일문제에 대한 역사적 청산을 이루어내고 있지 못합니다. 분단 이후 누적된 한국사회의 적폐도 제대로 풀지 못했던 친일문제 청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올바른 역사가 정립되었을 때 진정한 의미의 ‘광복’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지역정신도 지역발전에 매우 중요

 ▲ 한성천 : 이강안 지부장님께서는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광복절을 대하는 마음이 남다르실텐데 소회는.

 ▲ 이강안 : 얼마 전까지 광복의 의미를 폄훼하고 역사를 오도하려는 지도자, 일부 지식인들이 앞장서서 틀어진 교과서를 만들고 건국절을 논하는 등 국가의 기반을 뒤흔드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현명한 국민들이 앞장서서 지켜주시어 나라다운 나라로 가게 되어서 감사드립니다. 올해 72주년 광복절을 기하여 지난날의 적폐를 바로잡고 순국선열들을 우러러보며 그 높은 뜻을 계승해 나가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한성천 : 향토역사연구에 정진해온 이동희 관장님과 변주승 교수님께서 광복절을 맞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실 텐데요.

 ▲ 이동희 : 매천 황현이 나라가 망하자 음독 자결합니다. 저는 이전부터 조선의 그 대단했던 선비들이 얼마나 조선과 운명을 같이했는지, 또 우리지역은 어떠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광복 70주년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전북출신으로 일제강점기 자결해 일본에 저항한 자정순국자를 찾아보았더니 17명 정도가 되었습니다. 우리 지역에는 밝혀지지 않은 한말 의병과 독립운동가들이 많고, 또 국가유공자로 서훈되지 않은 분들도 많습니다. 지역정신도 지역발전에 중요합니다. 이런 분들을 발굴하고 선양하는 일에 지역이 힘을 다해야 합니다.

 ▲ 변주승 : 그동안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전북 지역사 연구는 농업사나 종교사 등 특정 분야에 치중되었던 면이 큽니다. 우리 전북지역의 의병운동사와 항일운동사 독립운동사에 대한 언론의 관심과 해당 분야 연구에 대한 관계 기관의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 동학농민혁명이 항일운동으로 이어져
 
 ▲ 한성천 : 전북출신 항일운동가들이 일제의 눈을 피해 중국으로 넘어가 독립활동을 많이 했는데 중국에서의 항일운동 내용 중 특징적인 것이 무엇인지, 또 전북지역 항일운동의 특징에 대해 설명 부탁합니다.

 ▲ 윤상원 :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한 이후 수많은 지사들이 국경을 넘어 해외로 망명했습니다. 그중에서 중국의 상해는 많은 분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당시 상해가 동아시아 최대 국제도시였기 때문입니다. 상해에는 외교독립론을 주장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직접행동을 통해 독립을 쟁취하고자 했던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의열단과 애국단이죠. 1930년대 상해에는 의열단과 애국단에 버금가는 독립운동단체가 있었습니다. 바로 남화한인청년연맹입니다. 이회영 선생이 참가한 단체입니다. 이 남화한인청년연맹을 주도한 사람이 전북 출신의 화암 정현섭 선생과 구파 백정기 선생입니다. 중국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전개한 대표적인 전북 출신 항일운동가들이 아나키스트였다는 점은 아마도 동학농민혁명의 전통이 항일운동에까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 홍성덕 : 역사적으로 전라북도(전라도)는 늘 새로운 세상을 갈망해 온 땅입니다. 정여립의 대동세상이나 동학농민군이 꿈꾸었던 세상, 천주교인들의 신앙은 불의한 세상을 바꾸어 살기 좋은 미래를 이루려는 것에 맞닿아 있습니다. 전북지역의 항일운동은 이러한 지역적 문화전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항일의병에서 독립운동까지 나라를 지키려는 노력은 다양하게 전개되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은 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독립’이라는 깃발 아래 모여 움직이도록 하였습니다. 유생은 물론 기독교인, 천도교인, 여성 등이 항일운동에 참여하였습니다. ‘항일’에는 이념도 종교도, 사상도 모두 같았습니다. 전북지역의 3ㆍ1운동은 천도교와 기독교도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전라북도 첫 만세운동이 군산선교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전주, 익산 등의 만세운동 중심에는 기독교가 있었고 사회주의자들 역시 전북지역의 항일운동에 참여하였습니다.
 

 #. 일제강점의 처절한 역사 잊어선 안 돼

 ▲ 한성천 : 과거는 어제의 오늘이고, 미래는 내일의 오늘이라고 합니다.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광복 72주년을 맞아 오늘을 사는 우리가 마음에 새기고 행동해야 할 각오에 대해 말씀 부탁합니다.

 ▲ 홍성덕 :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신이 곧 항일ㆍ독립정신이기도 합니다. 분단 상황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항일ㆍ광복정신을 일본의 식민지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 정신은 여전히 현재에도 유효합니다.

 ▲ 윤상원 : 중국으로 망명한 대표적인 전북 출신 항일운동가들은 아나키스트였습니다. 모든 착취와 차별을 거부하고 만인이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했던 구파 백정기 선생과 화암 정현섭 선생의 꿈은 우리에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분 선생의 꿈을 실현하고 광복절을 독립기념일로 완성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항상 고민하고 실천해야겠습니다.

 ▲ 이동희 : 우리는 일제강점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광복 72주년이 남북분단 72년이기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독립운동을 전개해 광복의 밑거름이 되었듯이, 어려운 여건이지만 통일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 이강안 : 광복은 단순히 억압에서의 해방이 아니라 나라와 주권, 국민들의 자주적 정신을 되찾은 것을 말합니다. 순국선열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광복이 있음을 기억하며 그 뜻을 이어가는 마음으로 우리국민의 자랑인 자주정신을 되살려 끝없이 번영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 한성천 : 광복72주년을 맞아 공사로 바쁘신 분들을 한자리에서 장시간 국가와 민족의 소중함을 다시 새길 수 있도록 고견 주신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 말씀 드립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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