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한반도 꼼꼼하게 진단하고 대처해야
뜨거워지는 한반도 꼼꼼하게 진단하고 대처해야
  • 송영준
  • 승인 2017.08.13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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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추, 말복이 지나고 비도 조금 내리고 나니 더위가 수그러든 것 같지만 아직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발효중이고 밤이면 열대야로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의 8월 날씨예보에 따르면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무더운 날이 이어질 것이라고 하니 긴장을 늦추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에는 열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300여명에 달했고 대부분이 노약자들이었다는 기사는 지금도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여름만 되면 ‘대프리카’니 ‘전프리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복되는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등 이상기온과 열대야, 국지성 호우 같은 기상특보가 일상적인 현상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올해 여름 역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일 평균기온, 일 최고기온 순위 등에서 1994년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반도의 경우 평균 기온이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후 100년 동안 1.5℃ 상승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는 지금까지 우리가 겪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바꿔놓고 있으며 그동안의 상식이 파괴되는 현상을 실감하게 한다. 기온이 오르면서 농작물 재배 한계선도 계속 북상하여 지금은 사과 재배지가 동부전선 최북단까지 확대되었고, 2050년이 되면 전북, 충북 일부 산간지역과 강원도 일대에서만 사과재배가 가능할 것이라고 농촌진흥청은 예측하고 있다. 바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구온난화와 해류변화로 인해 제주도 특산어종이었던 자리돔이 동해안 울릉도에도 다량으로 서식하고, 동해안 특산이었던 명태는 사라진 지가 오래되었다. 오징어는 진도 앞바다 등 서남해안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극심한 봄 가뭄을 겪었고 여름이 되면서 우박 피해에 이어 계속된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가축폐사, 양식장 피해가 속출했다. 또한 전기사용량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정전사태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농수축산물과 같은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고 전기·수도 사용량이 늘어나 공공요금 지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서민가계에 주름살도 늘어나고 품격 있는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전 세계로 시야를 넓혀 봐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과 기후변화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나라마다 이에 대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도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활물가 급등, 온열질환 발생 등 문제점을 파악하고 각 부처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이상기후가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다. 폭염·폭우 등의 이상기후는 근로자와 작업장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기업들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한다. 특히 야외 현장업무가 잦은 경우 날씨의 영향력을 더 크게 체감하게 된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구 대한지적공사)의 주요사업 중 하나인 지적측량업무는 상당 부분 야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혹서기에 접어들면 많은 애로사항들이 발생한다. 여름철 현장 업무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공급과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는 등 일사병·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에 대비하는 것이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물, 그늘, 휴식 등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가이드’를 준수하고, 폭염경보 발령 시에는 소속 기관장 판단 아래 현장업무를 중지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최고기온 시간대를 피하고 처리건수를 줄여주는 등 탄력적으로 업무를 배정하고 근무시간을 조정해서 열사병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봄,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사계절의 균형이 깨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여름의 무더위와 겨울의 추위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기후변화와 기상이변 문제는 당장 단시간에 해결할 수 없고 앞으로도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런 기상이변을 보면서 체념하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등 각 분야에서 꼼꼼하게 진단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송영준 LX국토정보공사 전북지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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