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샘과 뜬봉샘의 풍요
데미샘과 뜬봉샘의 풍요
  • 임보경
  • 승인 2017.08.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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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가 화났다는 표현이 맞을까? 폭염의 강도는 우리를 많이 지치게 하였다. 자연이 주는 감사함을 산업화를 맞이하며 인간의 욕심은 거침없이 지구를 향해 공격적으로 변해갔다. 누가 더 많이 거품을 더 내고 더 맣이 생활용수에 오물을 실려 보내냐는 식으로 말이다.

 어느덧 지구는 뜨근뜨근해졌고 과열로 인한 짜증을 여러 기이한 재해로 돌려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괴로워한다. 현대인들은 이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산과 강(물)을 찾아 나선다. 과거의 산과 물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기에 늘 자연을 존중하며 지내온 과거의 역사는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조선후기의 두 인물이 이번 여행지에 영향을 주었다.

 조선후기 지리학자이자 지도 제작가인 고산자 김정호는 어린 시절부터 산 정상에 올라 산줄기의 시작과 물줄기의 시작에 대해 궁금증을 묻고 물었다. 그리고 산과 강의 줄기는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항상 고민해 왔던 것이다. 그래서 두 발로 이 산과 저 강을 살피며 산과 강(하천)의 경계로 마을이 형성괴고 그 지역만의 생활공간과 문화가 형성됨을 그는 대동여지도라는 대작을 남기며 우리에게 증명해 주었다.

 또한 신경준(조선후기 영조 대의 실학자)의 산경표는 한반도의 산줄기의 발원지와 분포를 강물의 수계를 따져 가계도처럼 그림으로 표현한 방법에서 산줄기와 하천 중심으로 모든 구역의 경계가 나오도록 도표화했다는 것을 살펴보면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번 여행지는 섬진강을 따라 자전거 투어였다. 강줄기를 따라 불어오는 솔바람 또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큰 혜택중의 하나였다. 순창군 풍산면 향가마을에 다다르니 향가터널을 만나게 된다. 지금은 자전거와 관광객들의 피서지로 이용이 되어지고 있지만 일제 강점기 시기에는 이 곳 또한 수탈지의 현장이었다.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일제는 수탈의 장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가슴 아픈 현장을 바라보면서 문득 섬진강의 발원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산과 강에는 분명 시작점이 있음을 지난해 ebs세계테마기행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황하강의 발원지를 찾아 떠나는 장면을 보았다. 중국에서 앙쯔강 다음 두 번째로 길고 (5,464km) 거대한 황토색의 황하강이 서해안까지 영향을 미치는 그 엄청난 황하강의 시작점은 청해성 바안하르산 북쪽 기슭의 카르취에서 발원하였고 해발 4,000m가 넘는 곳의 작은 구멍에서 시작됨을 보고 놀랬던 기억이 있다.

 섬진강의 긴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 가 보자. 남해의 광양만에서 225km를 거쳐 가는 곳에 구례, 곡성, 순창, 임실, 남원 등을 볼 수 있음에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을 사이로 흐르는 물의 나눔은 풍요와 넉넉함이었다. 그 지역마다 마을이 구성되고 그 지역의 인심과 정이 함께 어우러져 사람사는 곳을 형성하였고 물의 혜택으로 먹을거리가 그 지역의 특산물을 상징하게 되었다. 그럼 그 물의 발원지는 과연 어디일까? 산따라 물따라 발걸음이 멈춘 곳은 전북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팔공산 북서쪽에 자리한 데미샘이다. 원신암 마을을 지나 팔선정이라는 정자가 있는 선각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1.19km 의 거리로 약 1시간정도 걸어올라가 만나는 섬진강 발원지인 데시샘을 만나는 과정은 신비로웠다. 산죽들과 여러 식물들과 즐비한 나무들 그리고 청정한 산속의 바람 손님을 반기는 두더지와 산새들은 오솔길 같은 산 길을 ?잎 한겹 한겹 걷어내는 설레임과 신비로움으로 안내했다. 오솔길 양옆으로 울창한 나무 아래 그늘삼아 쉬엄쉬엄 계곡의 물소리를 들려주는 배경음악은 또다시 여유로운 첫 만남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천상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이라 했던가? 그래서 데미샘 위의 봉우리를 천상데미라 부른다 하지 않았던가? 어느 산을 오를때와는 다른 자연의 참맛을 보는 느낌은 자그마한 옹달샘이 표현해 주었다. 더 이상의 욕심도 부족함도 없는 1평정도의 데미샘자리에서 물 한모금에 감사와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음은 섬진강의 훈훈함에 그 지역의 사람들의 마음과 흡사하리라 본다. 데미라는 말은 더미 또는 봉우리에서 유래하여 데미라 하였다는 안내 설명서를 보고 있자니 데미샘의 위대한 역사에 우리 후손이 잘 지켜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심어 본다.

 이 산 능선 넘어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라는 곳이 있는데 물줄기가 금강과 섬진강으로 흐르는 물이 나눠지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수분령에서 금강의 발원지인 뜬봄샘을 찾아 보았다. 이곳은 데크로 정비된 계단이 뜬봉샘까지 안내하였다. 조선건국의 계시를 받고 신무산에서 100일 기도를 마칠 무렵 봉황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고 샘의 이름을 뜬봉샘이라 하였다는 이야기에 이어 신무산에서 봉화를 올리며 이 지역의 재앙을 막아내고 풍년을 기원하여 이 지역 사람들의 평화로움을 기원하기 위해 신무산 구석구석에 뜸을 떳나하여 뜬봉샘이라 하였다는 유래를 들었다. 그 시대에도 물의 신비는 많은 이들에게 경이롭고 위안을 주었던 것으로 본다. 1992년 유엔에서 지정한 불의 날은 3월 22일이다. 물의 맛도 물의 종류도 물의 가격도 다양하지만 그 물의 발원지의 의미는 하나라고 본다. 생명의 근원이 되어 모든 생명체에게 공평한 혜택으로 나워지기를 바라는 출발점을 생각하며 서로 화합하며 잘 보존하여 미래의 시대에도 깨끗하고 시원한 물맛으로 건강한 미래를 지키는 자세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섬진강과 금강의 발원지인 데미샘과 뜬봉샘을 찾아가보며 그 마음을 새겨봤으면 한다.

 임보경 역사문화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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