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가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명칭을 변경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전북 미술계 인사들은 특정인의 이름이 공공미술관의 명칭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쪽의 의견으로 상당수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미술협회 남원지부를 제외한 8개 시·군지부 대표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란 명칭에 대해 “상식적이지 못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병기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장은 “혈세가 투입돼 지어진 공공건물이기 때문에 개인의 이름이 담겨진다는 것은 공공성에 심각한 훼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며 “보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철수 한국미술협회 순창지부장은 “개인의 작품을 기증받았다고해서 개인의 이름을 명칭에 넣는 것은 결국 영원히 그 사람의 미술관이 되는 것인데, 후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명칭에 대한 부분은 고려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석중 한국미술협회 익산지부장은 “작고 작가들 중에서 아직도 조명되지 못한 분들도 많은 상황에 현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특정인의 이름을 미술관의 명칭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비단 남원시만의 문제는 아니고 지역 미술인들이 조금 더 강력한 주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근 한국미술협회 군산지부장은 “이렇게 각 지역에서 작가의 유명세에 기대 공공미술관을 짓는 일들이 계속된다면 전업작가로 열심히 작업에만 매진하는 작가들의 상실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김병종 교수가 미술인들에게 알려져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인이면 더욱 모를텐데 그 이름이 브랜드가 되고 영향력이 있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김광희 한국미술협회 고창지부장은 “남원시의 입장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을 내세우겠다는 의도가 좋을 수 있지만, 다른 유명한 분들도 있을 수 있을텐데 한 사람만 부각시키는 것은 오히려 활동하고 있는 다른 미술인들을 위축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다”며 “명칭에 대한 타협점을 찾아 기증 작가의 뜻도 살리고 남원의 이미지도 살리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류영근 한국미술협회 남원지부장만 유일하게 “남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인으로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까지 이름이 알려진 김병종 교수와 같은 유명한 인물이라는 확실한 브랜드를 담은 미술관이 남원에 문을 열게 되면 외지에서 와서 관람할 확률이 높고, 관광상품화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이미 홍보도 돼 있고 알려져있는 이름을 이제와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달리했다.
전북의 시·군 미술협회 9개 지부 중에서 8개 지부의 대표자들이 “명칭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신동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장도 “미술사에서 작가에 대한 가치 평가라고 하는 것은 사후에 정리되기 마련으로 현재의 명성과는 다른 문제다”면서 “기증을 결정한 작가에 대한 예우와 기증 작품들의 진정성을 살리고, 동시에 남원에 최초로 지어지는 공공미술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이제라도 남원시는 깊은 고민을 해야하며, 남원시립미술관으로 명칭을 살리고 그 안에 ‘김병종관’을 구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기자
그리고 타시도 미술회장 들이 남원 행정당국을 운영하겠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참 해도 너무하는군요.. 그럼 어디남원와서 행정과 문화예술에 관여 해봐요 어디..주객이 전도돼도 유분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