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피해 ‘도심 속 피서족’ 늘어
더위 피해 ‘도심 속 피서족’ 늘어
  • 임덕룡·문선호 기자
  • 승인 2017.08.0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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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해외나 타지역으로 피서를 가기보다는 도심 속에서 피서지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이는 주머니 사정(?)과 이동의 불편함을 줄이는 대신 도심 속에서 자신들 만의 방법으로 피서지를 찾아 더위를 달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 속 피서지로는 시원한 만화방, 낚시카페, 분수대, 카페, 영화관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3일 오후 2시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학교 구정문 인근 거리.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에 시민들은 짜증 섞인 얼굴로, 더위를 물리치지 못하는 간이선풍기에 애꿎은 화만 냈다.

 이곳에 위치한 만화카페를 들른 손님들은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시원한 공기에 생기를 되찾았다. 컵에 얼음이 가득한 음료를 즐기며, 그동안 밀린 만화책을 읽을 기대감에 찬 여성은 카운터에 요금지불을 재촉하기도 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느끼며 누워서 보는 만화책은 날씨에 지친 심신의 피로를 날려 보내는데 충분해 보였다.

 이곳을 찾은 이유경(27) 씨는 “커피도 마시고 만화도 읽다 보니 더위를 잠시 잊었다”며 “집에 있으면 덥기만 한데 차라리 여기서 살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8시께 찾은 도청 앞 광장. 34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지칠 법도 하지만 이곳은 피서를 떠나지 못한 시민들에게 더위도 식히고, 재미도 주는 일석이조의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채워졌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광장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버스킹을 비롯해 비보잉 등 여러 가지 볼거리에 몸을 맡기며 한여름 무더위를 날리는 모습이었다.

 같은 시간 광장 인근의 한 낚시카페. 손님들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실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낚시를 하던 한 커플은 카페 안에서 라면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근처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한 남성은 “월척이다!”라는 소리와 함께 본인이 잡은 물고기를 들고 정산통에 넣어 크기는 몇cm 인지 몇 kg인지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고 있었다. 옆에 있던 한 남성은 낚시가 잘 안 되는지 움직이지 않는 낚싯대를 보며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낚시에 열을 올리던 김모(35) 씨는 “퇴근 후 주변을 둘러보던 중 낚시카페를 찾았는데 시원하고 재미도 있다”며 “앞으로도 여자친구와 데이트 코스로 많이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밤낮으로 기승을 부리는 불볕더위를 피해 시민들이 시원한 실내공간으로 몰리면서, 도심 내 사람들의 생활패턴과 피서지도 함께 변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3일 전주는 이날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최고 기온이 33.6도를 기록하며 펄펄 끓는 가마솥 무더위를 보였다.

임덕룡·문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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