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말벌 급증... “벌에 쏘여 사망할 수 있어요”
폭염 말벌 급증... “벌에 쏘여 사망할 수 있어요”
  • 오현숙
  • 승인 2017.08.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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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임실에서 70대 남성이 잡풀을 베다가 벌에 머리와 팔을 쏘여 병원으로 옮겼지만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0일에도 진안의 한 야산에서 50대 남성이 벌에 쏘여 사망했다.

이 남성은 벌에 쏘인 뒤 어지럼증을 느껴 귀가해 휴식을 취했지만 갑자기 발작이 일어나 결국 의식을 잃고 끝내 숨졌다.

같은 달 30일에도 전북 진안군 용담면에서 60대 남성이 벌에 쏘여 발작 증세를 보였다.

다행히 신속한 119신고로 인해 119소방헬기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2016) 전라북도 119구조 활동 중 벌집제거 출동건수가 27,552건으로 전체 구조활동(84,021건)대비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폭염기간인 7~9월 기간의 벌집제거 출동은 23,707건으로 총 벌집제거 출동대비 약 86%를 차지한다고 한다.

폭염기간은 본격적인 무더위로 인해 벌들이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형성되어 벌들의 개체 수는 물론 독성도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벌 쏘임에 의한 사망자가 초래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전에도 벌에 쏘였는데, 괜찮았다....설마 벌에 쏘여 죽기라도 하겠어..’라며 많은 사람들이 벌 쏘임을 안이하게 생각한다.

이는 벌 쏘임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란 특정물질에 대해 몸에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극소량만 접촉해도 전신에 걸쳐 증상이 발생하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다.

이러한 쇼크의 원인으로는 어떤 특정한 물질에 과민반응을 가진 사람이 그 물질에 접촉했을 때 발생하는데, 주로 페니실린계열의 항생제나 해열진통제, 벌에 쏘이거나 곤충에 물렸을 경우, 백신, 그리고 달걀, 땅콩, 해산물 등 음식들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과민반응 물질에 접촉한 직후부터 대부분 1시간 안에 기침, 흉통, 입과 손발에 저린 감각, 빈맥, 소양증을 동반한 발진,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이어 15분 이내에 저산소증을 유발하고 호흡곤란, 저혈압,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나며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렇듯 벌 쏘임에 의해 일어나는 쇼크는 치료가 지연되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즉시 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여름 휴가 등 야외 활동이 많은 8월이 시작되었다.

말벌들의 활동도 활발하며 공격성과 독성도 강해지는 시기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벌에 쏘였다면 앞에서 말한 벌 쏘임에 의한 증상들을 간과하지 말고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치료를 받거나 위급상황 발생 시 119에 신속하게 신고하여 벌 쏘임에 의한 안타까운 사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 익산소방서 금마119안전센터장 오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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